보고 만지며 느끼는 트릭아트 특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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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산 킨텍스 전시에서 3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해 화제가 된 트릭아트 특별전이 6월 26일까지 서울에서 다시 열린다. 트릭아트는 눈으로만 감상하던 미술전시를 벗어나 손으로 만져보고, 작품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연출해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테크노마트 신도림점 특별전시장을 찾았다.

“와, 몸이 없어졌어. 되게 신기하다. 엄마 이거 어떻게 한 거야.”

“거울을 양옆에 세워 놓았더니 양쪽을 서로 비춰서 거울이 없는 것처럼 보이네. 이것 봐. 카메라에 비친 네 모습에 다리가 사라졌지.”

 트릭아트 전에 들어선 최한(중대부초 3년)군의 눈에 들어온 것은 신체이탈 코너. 벽 구석에 놓인 테이블 양쪽에 거울을 붙여놓아 그 테이블 안에 앉으면 밖에서 보기에 몸과 얼굴이 분리된 것처럼 보이게하는 작품이다. 거울의 반사와 굴절의 원리에 따른 착시효과를 적용한 것으로 트릭아트 전의 대표작이다. 학교친구들과 전시장을 찾은 최군은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에임즈방을 발견했다. 이곳에서 자신보다 몸집이 큰 이규원(중대부초 3년)군과 사진을 찍고난 최군은 깜짝 놀랐다. 카메라에 잡힌 자신의 모습이 이군보다 훨씬 커보였기 때문이다.

 “방이 약간 기울어진데다 양쪽 구석의 거리와 높이를 다르게 만들어 놓았지. 그래서 양쪽에 있는 규원이랑 한이랑 몸집이 평소와 반대로 보이는 거야.”

 최군의 어머니 오서영(39·서울시 신대방동)씨가 스태프에게서 에임즈방 원리를 듣고 다시 아이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준다. 오씨는 “얼마 전 TV에서 눈의 착시현상에 대한 과학 프로그램을 봤는데 여기서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니 더 생동감있다”며 “아이들이 대칭과 비례 등 과학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살아있는 학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중대부초 5년)·준(중대부초 3년)자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장동선(38·서울시 신대방동)씨는 “여기와 유사한 전시회를 가본 적이 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찍은 사진을 보니 원리를 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 다시 찾았다”며 “착시현상에 대한 컴퓨터 사진은 많이 봤지만 자신이 직접 그 사진의 주인공이 되니 더 재미있어 하고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릭아트는 실제의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해 감상자의 눈을 속이는 미술기법이다. 회화나 조각 또는 이미지 위에 투명도가 높은 특수도료를 사용해 평면의 그림을 입체로 보이도록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사진촬영이 금지되는 일반 전시와 달리 전시관 입구에 ‘디지털 카메라 지참 필수’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빛의 반사를 최대한 줄이면서 일반 카메라로 트릭아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전시실 조도를 적절히 조절해 놓았다. 또 주요 작품마다 가이드를 배치해 그림과 과학 원리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그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진 포인트를 안내해 준다.

 반 고흐,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 화가 18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명화 패러디, 아마존의 밀림과 쥐라기 시대의 공룡을 만날 수 있는 아마존, 에임즈방, 착시의자, 거울의 방 등 공간 설치 작품 전 등으로 구성됐다. 휴관 없이 매일 저녁 9시까지 열린다.

[사진설명] 최한(왼쪽)군과 김민양이 모나리자를 바탕으로 한 트릭아트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느 미술전시회와 달리 트릭아트전에서는 작품을 자유롭게 만져볼 수도 있고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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