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탈레반 “미국에 보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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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사마 빈 라덴이 2일 새벽(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서 사살된 뒤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보복을 위한 ‘성전(聖戰)’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FP통신은 “탈레반을 비롯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은 빈 라덴의 죽음을 ‘순교’로 추앙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지하드(성전)를 결의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멘 남부 아비안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카에다 지도자도 4일 "우리는 조만간 성전을 감행할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예멘에 있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최근까지 가장 활발하게 테러를 모의해 와 보복공격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력으로 꼽히고 있다.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의 창립자 하피즈 무함마드 사이드 역시 2일 파키스탄 동부 도시 라호르에 있는 LeT 본부에서 빈 라덴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LeT는 2008년 180여 명이 사망한 인도 뭄바이 테러사건을 일으킨 테러조직이다.

수천 명이 참석한 기도회에서 사이드는 “빈 라덴은 무슬림을 위해 위대한 희생을 했다”며 “그의 순교를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이드의 대변인 야히아 무자히드가 밝혔다. 파키스탄 남부 대도시 카라치에서 3일 열린 빈 라덴 추도회에도 1000여 명의 추종자가 참석해 복수를 다짐했다. 빈 라덴이 1991년부터 5년 동안 머물렀던 수단의 수도 카르툼에서도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추도 기도회가 열렸다.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인 탈레반은 3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빈 라덴 사망을 증명할 어떤 증거자료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빈 라덴 사망을 아직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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