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행진, 증시에도 '경고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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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럴당 3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는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을 경우 일단 증시에 심리적인 충격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부장은 "유가는 국내 기업들의 제조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 라며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무역수지가 악화되면 외국인 투자 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대유리젠트증권의 김경신 이사는 "지난해 유가가 오른 것은 원화 강세 등에 따른 상쇄효과로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현 상황에서 유가가 30달러선을 넘으면 경제전반과 주식시장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유가급등에 따른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한증권은 18일 '고유가 추이 전망과 업종별 주가의 명암 점검'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의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화학.철강.운송업종 등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며 건설.조선.가전 등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한증권 투자분석팀 김효원 연구원은 "사업 특성상 유류를 많이 소비할 수 밖에 없는 항공.해운업종의 경우 요금 인상 등으로 원가부담을 흡수할 수 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 때문에 가격인상이 쉽지 않을 전망" 이라고 밝혔다.

섬유업종의 경우도 공급과잉으로 원가상승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가 어려울 것이며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업종인 철강분야도 생산원가가 올라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지적됐다.

반면 건설.가전업체는 산유국의 수입증대로 새로운 중동 특수를 맞을 가능성이 있으며 조선업종의 경우 대형 유조선의 발주가 늘어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업체의 경우는 원유 도입가와 국내 가격이 바로 연동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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