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은 죽어도 메시지는 죽지 않아” 보복 테러 암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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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들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기도한다며 미국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이슬람원리주의포럼’ 웹사이트에는 2일 “오, 신이시여. 제발 그 뉴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신은 오바마 (대통령) 당신을 저주한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게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빈 라덴이나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 등의 주장이 게재되는 이 웹사이트에는 “미국인들이여, 우리가 당신들의 목을 치는 것이 여전히 합법적이다”는 글도 올라 있다. 다른 웹사이트에는 “오사마는 죽었더라도 ‘지하드(성전)’에 대한 그의 교시는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또 알카에다의 공식 온라인 매체인 알파즈르에 빈 라덴의 사망 보도를 확인할 때까지 피살 소식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원리주의자는 미국이 공개한 빈 라덴의 시신 사진에 나타난 모습이 빈 라덴의 모습과 다르다며 그의 사망 보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파키스탄의 탈레반도 “빈 라덴의 죽음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고 파키스탄 뉴스채널 지오TV가 2일 보도했다.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아라비야는 “알카에다 조직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극받은 조직원들이 테러를 기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관타나모 파일’에 따르면 9·11 테러 주모자인 알카에다 간부 셰이크 무함마드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신문 도중에 “알카에다가 이미 핵폭탄을 입수했으며 빈 라덴이 붙잡히거나 암살되면 서방에 핵폭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 실제 알카에다가 핵무기를 보유 중이라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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