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우이(吳儀)와 류옌둥(劉延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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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의 10년이 되는 해다. 2001년 12월 중국은 15년의 교섭 끝에 WTO 가입에 성공하였다. 중국의 오늘날 성장이 WTO 가입에 있다고 한다면 그 가입을 위해 뚝심으로 밀어 부쳐 미국으로부터 “철낭자”라는 별명까지 얻어낸 오의(오의∙吳儀)당시 대외경제무역부 부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그 후 중국을 엄습한 신형 폐염 사스(SARS)를 퇴치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사스의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은폐를 계속하는 위생부장을 해임하고 자신이 위생부장을 겸임하여 투명성을 통하여 정면돌파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사스를 퇴치하였다. “투명성의 여신(Goddess of Transparency)"이라는 칭호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2002년 공산당 제16기 당대회에서 홍일점으로 정치국위원이 되었다가 2007년 제17기에서는 미련없이 정치국위원을 사임하고 2008년 3월 정계를 완전히 은퇴하였다. 그의 은퇴는 어떠한 명예직도 맡지 않는 완전한 은퇴(裸退)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우이부총리가 사임한 제17기 당대회에서 류옌둥(류연동∙劉延東)현 국무위원이 다시 홍일점 정치국위원이 되었다. 그는 우이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엔지니어 출신이다. 우 부총리가 석유화학기사였다면 류 국무위원은 화공기사 출신이다. 두 사람은 25명의 정치국위원 중 유일한 여성인 것은 비슷하지만 우 부총리가 “철낭자”로 전사적 모습에 비해 류 국무위원은 여성적이면서 다정다감한 모습이 특징이라고 한다.

한때 “공청단의 미녀”라고 불리울 정도로 미모와 패션 감각으로 해외 방문시 외국인으로부터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최근 미국을 방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나란히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어 G2 슈퍼파워를 이끄는 여인들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있다.

사람들은 내년 가을 개최예정인 제 18기 당대회에서 홍일점 정치국원으로 은퇴하느냐 유임하느냐에 관심을 모우고 있다. 1945년 11월 생인 류 국무위원은 내년 11월이면 67세가 된다. 종전의 관례에 의하면 “칠상팔하(七上八下)”로 유임 또는 영전의 기회가 주어질 수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류 국무위원을 두고 “가상가하적 류옌둥(可上可下的劉延東)” 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녀의 스펙이 대단해서 유임을 점치는 사람이 많다.

류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주석 시진핑 부 주석과 칭화대 동문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홍군(紅軍) 창시자인 “원로혁명가(老革命)”가정 출신에 공청단에서 잔뼈가 굵은 이른 바 “태자당(太子堂)“과”단파(團派)”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다. 런민대학 석사에 지린대학 법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 있으니 홍일점의 여성으로서의 동정론이 아니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실력이 인정받고 있음에 틀림없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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