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날 ‘투표’ 트위터 글 5배 폭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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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4·27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로 ‘트위터의 힘’이 거론되고 있다.

 중앙일보가 데이터분석업체인 ‘트렌드시크’에 의뢰해 선거 7일 전인 20일부터 27일까지 트위터에 오른 글 24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선거 당일 ‘투표’라는 단어를 포함한 글이 폭증한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선거를 나흘 앞둔 23일엔 ‘투표’가 들어간 글이 2846건이었지만 선거 당일엔 1만5063건으로 5.3배 증가한 것이다. 선거 전날엔 ‘투표’가 들어간 글이 9794건 올라왔다.

 ‘투표’란 단어 외에도 조사 기간 동안 트위터 상에는 ‘독려’(5688건), ‘참여’(3423건), ‘투표 참여’(1178건), ‘인증샷’(1171건), ‘투표용지’(820건) 등 선거와 관련된 단어가 담긴 글이 3만7605건 쏟아졌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투표 독려와 관련된 트윗은 8만6988건이 된다. 트렌드시크의 사영은 연구원은 “11만2254건에 이르는 ‘재·보선’과 ‘선거’라는 단어의 연관어들까지 합할 경우, 조사 기간 동안 트위터에 등장한 선거 관련 글은 20만 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가 이번 선거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통계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는 경기도 성남 분당을 선거구에서 30~40대 직장인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데 트위터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분당을은 고학력 유권자가 많은 곳으로, 이들은 트위터의 주 사용자층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를 불법적으로 홍보했던 ‘콜센터’가 적발된 22일에도 선거와 관련된 글(1만211건)은 크게 증가했다. 조사 기간 동안 트위터에는 ‘불법’(1만1737건), ‘불법선거’(3624건), ‘부정’(1536건)과 같은 단어가 많이 올라왔다. 유권자들이 불법 콜센터 문제에 관심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이재국 트렌드시크 공동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정치 지형에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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