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모세의 기적'…입이 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의 구급차 출동 장면으로 알려진 동영상 캡처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은 구급차가 병원문을 나섰다. 도로는 차들로 이미 꽉 막혀있었다. 응급차에서 사이렌소리가 울렸다. 순식간이었다. 도로가 쫙 갈라졌다. 승용차 운전자들이 왼쪽, 오른쪽으로 비켜서며 모세의 기적을 연출했다. 응급차가 달리는 내내 수백m가량 모세의 기적은 파도타기하듯 이어졌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소방차와 구급차, 경찰차 등 긴급 자동차에 길을 양보하지 않으면 차량소유주에게 5만~6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26일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 사이에선 독일 등 유럽의 구급차 출동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에선 구급차 같은 긴급 차량이 출동할 때 길을 비켜주기는커녕 사이렌 소리를 무시하고 구급차와 경주를 벌이는 운전자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유럽의 구급차 출동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한국 운전자의 윤리의식에 고개를 젓게 된다.

독일 구급차 출동 상황으로 알려진 동영상을 보자. '모세의 기적'으로 한바탕 유명세를 치른 이 영상을 보면 긴급하게 달려오는 구급차를 위해 차량 운전자들이 재빠르게 양 옆으로 이동해 길을 비켜준다. 구급차의 위엄이 살아나는 순간이다.

오스트리아나 네덜란드, 포르투갈로 추정되는 구급차 출동 영상에서도 위엄이 돋보이긴 마찬가지다. 차량 운전자들은 하나같이 옆으로 길을 비켜준다. 구급차와 경주를 벌이거나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무시한 채 제 갈 길만 가는 운전자는 찾아볼 수 없다.

벨기에 사례로 알려진 동영상에선 좁고 어두운 터널 안에서도 구급차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구급차 오른쪽 차량은 터널의 오른쪽으로, 왼쪽 차량은 터널 왼쪽으로 바짝 차를 대면서 구급차의 통행을 돕는다.

독일 등 유럽 국가 대부분은 구급차가 지날 때 길을 비켜주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 엄청난 과태료를 물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강제적인 면보다는 인간의 생명을 중시하는 그들의 국민성이 돋보인다.

영상들은 소방차나 구급차 등에 탑재된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와 너무 비교된다” “선진국 되려면 한참 멀었다”며 앞선 국민 의식에 감탄하고 있다.

김진희 기자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동영상 바로 가기

▶포르투갈
▶동영상 바로 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