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인터넷 `가상묘지' 등장

중앙일보

입력

앞으로는 고인이 된 가족.친지나 친구의 묘지에 찾아 꽃을놓고 추모하는 일이 옛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른다.

영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가상 묘지'' 웹 사이트가 등장했기 때문.

홈 페이지의 주소가 `inmemoryof.co.uk''인 이 사이트는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구성된 가상묘지를 방문해 추도식을 열어 고인의 죽음을 애도할 수 있게 해주고 추도문을 기록할 수 있는 방명록도 제공한다.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한 사람은 전직 석공인 피터 브라이트와 사업가인 마트 웨이크필드로 이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터넷 가상묘지가 결국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98년 가상묘지 사업을 위해 가업이던 석공일을 정리한 브라이트는 "이 웹사이트의 장점은 묘지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나 친척들이 언제든지 고인을 방문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멋진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상묘지는 비석 형태나 새겨진 글자의 도안이나 용어 등 기존 묘지에대한 당국의 제한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상묘지 등장에 대해 종교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영국교회의 버밍엄 교구의 대변인은 "인터넷을 통한 추도행사는 자칫 친지들의 비통함을 가볍게 만들 수 있다"면서 "슬퍼하는 친지들은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인간적인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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