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써니리] 중국기자가 한국에 갔더니

중앙일보

입력

화시도시보《华西都市报》의 수석기자 양둥(杨东·양동)은 2009년 한국 외교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일주일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한국인들은 뭔가 위기감을 갖고 열심히 사는 것 같았다"라고 그는 '위기감'이란 키워드로 소감을 요약했다.

외국인도 느낄 수 있는 한국인을 분발하게 만드는 그 '위기감.' 그 위기감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선 큰 나라들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가 느끼는 숙명인 것 같다. 둘째로 한국은 지하자원이 빈약하니 실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배가되는 것 같다."

그는 한국에서 현대동차, 포항제철 등 산업시설도 보았고, 명동에도 가보았고, 이화여대에 가서 대학생들과 대화도 해보았다.

'한국외교부가 왜 당신을 한국에 초청한 것 같은가'하고 물었더니, 한국을 가 보고 기사를 써서 중국관광객이 더욱 한국을 많이 찾게 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풀이 했다.

일주일간 구석구석 직접 본 한국에 대한 평가를 그는 중국과 '差不多(비슷하다)'라고 역시 간결하게 키워드로 정리했다. "한국에서 내가 본 대부분의 기술은 요즘 중국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아니 더욱 분발하게 만드는 한마디다.

그에게 한국 관광에 대한 솔직한 소회도 말해달라고 했다. "볼거리에 있어서는 양국의 문화가 비슷해서인지 솔직히 명승지와 박물관에선 재미가 부족했다. 사는 것에 있어서 명동의 물건들은 비쌌다. 그러면서 품질은 중국보다 오히려 못한 것도 많았다."

지난 2월 호주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오는 관광객이 유럽에서 오는 관광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벌써 몇 년전부터 중국 관광객들이 큰 관광 수입원이 되고 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가 갈수록 경제성장과 더불어 돈지갑을 크게 여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기자가 본 한국은 호주처럼 자연관광자원이 풍부하지도 않고, 프랑스처럼 이국적인 문화를 갖고 있지 않는, 중국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이웃 국가 한국의 관광산업이 직면한 도전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는 지도 모른다.

써니리 (= 중국 하이난 섬)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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