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신용카드 거래 기록 원장도 백업도 날아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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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망의 신용카드 거래 기록(원장)은 물론 비상시를 대비한 백업 기록까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 데이터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던 농협의 해명은 또 다시 거짓말이 됐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17일 “농협 전산망의 카드 거래 기록 원본은 물론 백업본까지 함께 날아갔다” 고 말했다. 카드 거래 기록은 통상 두 개 이상의 독립된 경로를 통해 은행 전산망에 전달되는데 이 경로들이 동시에 공격받아 백업본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얘기다.

 농협도 이날 “전산망 마비 시점을 전후한 수십 분간의 카드 결제 기록이 중계서버로 전달되던 중 날아갔다”며 “백업용 서버까지 훼손돼 데이터가 모두 오리무중이 됐다”고 확인했다. 농협은 그러나 전날까지의 백업 기록이 남아 있어 시간이 걸려도 복구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현재 카드 결제 대행 서비스업체(VAN)로부터 정보를 받아 데이터를 재입력하고 있다.

훼손된 부분은 카드 가맹점에서의 고객 거래 정보와 카드 포인트다. 가맹점이 입력한 정보는 VAN을 통해 농협 전산망으로 넘어오는데 중계서버의 파일이 모두 지워지면서 오리무중이 됐다는 설명이다. 농협은 그러나 “복구 중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 뿐 날아간 기록이 몇 건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카드 원장 복구가 지연될수록 전산망 완전 복구도 늦어지게 된다. 농협 고객들은 이날도 전산망 마비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신용카드 결제 및 확인, 내역 조회 등이 여전히 먹통이었다. 고객 항의와 피해 보상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전날까지 29만9000건의 고객 항의가 접수됐다. 고객 907명은 피해 근거를 제시하며 보상을 요구했다.

나현철·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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