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소재로 가정 소중함 일깨운 코믹물 〈주노명 베이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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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진짜 사나이〉 에 이은 박헌수 감독의 세번째 작품 〈주노명 베이커리〉 (사진)는 불륜을 소재로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한 코믹 드라마. 강우석감독의 98년작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과 같은 맥락이지만 주제가 훨씬 무겁다.

결혼 10년을 맞은 주노명 베이커리의 주인 주노명(최민수)과 그의 아내 한정희(황신혜). 어느날 별 이유도 없이 정희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만사에 의욕을 잃는다. 마침 빵집을 찾는 삼류소설가 박무석(여균동). 무석과의 만남 후 아내가 잃었던 미소를 되찾자 주노명은 아내와 무석의 지속적 만남을 '유도' 한다.
그러다 노명까지 무석의 아내인 보험설계사 이해숙(이미연)과 사랑에 빠진다.

매우 어렵긴 해도 간혹 불륜이 삶의 활력소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혼이 배어나는 인생에서나 가능하다. 이 영화가 던지고자 한 메시지도 바로 그것.

이 영화는 '스와핑' (부부교환섹스)에 가까운 불륜을 통해 가족의 가치를 일깨우려는 훌륭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상황설정과 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 소재나 주제가 코믹 드라마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줄거리를 볼 때 30.40대 관객을 배려한 제작자의 뜻을 읽을 수는 있으나 10.20대 관객까지 끌어들이려다 보니 무리가 빚어진 것 같다" 고 말했다. 이야기를 심각하게 끌어 가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제대로 웃기지도 못했다는 평이다.

간혹 주노명 부부의 사랑 회복을 부풀어 오르는 빵으로 상징 처리한 부분이나 재치있는 대사는 평가받을 만하다.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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