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안도 번역 오류 … 김종훈 “철회 후 수정해 재상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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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철회될 전망이다. 번역 오류 때문이다. 김종훈(사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 회의에 출석해 “한·미 FTA 협정문 한글본에도 번역 오류가 있느냐”는 남경필 위원장의 질문에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 위원장이 “번역 오류가 있다면 이미 외통위를 통과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선제적으로 자진 철회해 수정한 뒤 다시 제출하는 게 어떠냐”고 묻자 “그렇게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2008년 12월 여야 간 몸싸움 끝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를 통과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 한·미 FTA 번역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내부 검독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검독작업이 끝난 뒤 전반적으로 보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철회할 경우 비준안 원안은 폐지되고 추가 협상문이 포함된 병합안을 다시 상정해야 한다.

 한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EU FTA 비준동의안의 제안 설명을 통해 “최선을 다한 검독작업에도 또 몇 군데 오류가 발견돼 송구스럽다.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는 최근 한·EU FTA 협정문 한글본에 대해 재검독 작업을 벌여 번역 오류를 207곳 수정한 뒤 국회에 다시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11일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다시 제출한 한글본에도 번역 오류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한·EU FTA 비준안은 12일 국회에 재상정됐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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