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수출, 대기업보다 훨씬 양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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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호.불황에 관계없이 매년 안정된 수출증가율을 유지, 수출경기변동에 완충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1세기 한국무역의 발전방향'에 따르면 지난10년간 수출통계로 볼 때 89년 이후 중소기업의 연간 수출증가율은 -1.0∼21.6% 의 범위를 나타내 대기업의 -4.2∼36.6% 보다 진폭이 훨씬 적었다.

또한 대기업의 수출은 경기가 호황일 때 크게 늘어나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 급격히 위축되는데 반해 중소기업의 수출은 경기둔화기에도 꾸준한 증가세를유지했다.

1990년대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수출증가율(30.3%)을 나타냈던 95년의 경우 대기업 수출증가율이 36.6%로 중소기업의 21.6%보다 높았으나 96년 전체 수출증가율이 3.7%로 둔화될 때 대기업은 0.1%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된 반면 중소기업은 9.6%로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99년의 경우에도 1-8월중 대기업 수출은 0.8%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10.8%의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89년 이후 중소기업의 수출실적은 98년 한해만 -1.0%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뿐 매년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대기업들이 주로 경기에 민감한 제품을 대량생산.수출하는데 반해 중소기업은 고유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다품종 소량주문을 지향, 수출시장 변화에 쉽게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중소 수출기업의 역할은 재평가 될 필요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소수 전략업종에 의존하는 대기업 중심의 불안정한 수출구조를 전천후 수출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대기업 위주로는 수출저변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21세기에는 중소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살려야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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