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명승부 명장면] 수렁에서 쏘아올린 희망 - 박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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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22)는 98년 US여자오픈골프대회에서 아마추어였던 제니 슈아시리폰과 4라운드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다음날 18홀 연장전을 가졌다. 17번홀까지 두 선수는 나란히 이븐파. 마지막 18번홀. 박세리의 티샷이 왼쪽 워터해저드 옆 러프로 떨어졌다.

반면 슈아시리폰은 세컨드샷을 그린 에지에 떨궈 박의 패배가 눈앞에 보였다. 맨발로 물속에 들어간 박세리는 치기 까다로운 공을 페어웨이로 꺼낸 뒤 3온 2퍼팅으로 보기를 기록했다. 파만 기록해도 승리할 수 있었던 슈아시리폰은 핀을 향해 회심의 칩샷을 구사했으나 공은 핀에서 3m가량 지나쳤고 파 퍼팅도 컵을 외면, 승부는 연장 서든데스로 넘어갔다.

위기 다음엔 찬스. 박세리는 11번홀 5m짜리 내리막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마침내 챔피언에 올랐다. IMF 한파로 위축됐던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대 역전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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