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역사와 친해지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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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중·고교 과정에서 역사교육을 의무화하고, 대입 수학능력시험과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에 역사를 필수과정을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제 한국사 과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초등학생 때부터 국사와 친해져야 한다. 학생들에게 무조건 교과서 내용을 외우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역사드라마나 만화를 통해 학생 스스로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주요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책으로 놀기

 역사책을 고를 때는 아이가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책부터 선택하는게 좋다. 사진이나 그림 등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한 책이 현장감을 느끼고, 읽기에도 편하기 때문. 역사만화도 좋은 교재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사건들 사이에 숨어있는 인과관계를 하나의 줄거리로 엮은 만화를 반복적으로 읽다보면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주요사건의 내용을 익힐 수 있다”며 “학습만화나 쉬운 위인전으로 시작해 점차 난이도를 높이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역사란 사람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숙한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도 좋다. 장영실의 일생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측우기와 해시계, 혼천의 등 다양한 발명품을 알 수 있다. 또 ‘어떤 원리로 발명품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과학원리와도 연관지어 공부하게 된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책을 읽은 뒤에는 비슷한 업적을 쌓은 현대 인물이나 그 당시의 경쟁상대와 비교하며 해당 인물에 대한 평가문을 써보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현장에서 놀기

역사 체험학습=역사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일수록 책상을 벗어나 ‘오감으로 느끼는’ 역사체험 활동이 필요하다. 학습만화나 책을 통해 역사를 공부한 뒤 책에서 배운 역사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책에서 봤던 내용을 실제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호기심이 유발되기 때문에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문화재나 유적지에 직접 가보는게 힘들다면 가까운 역사박물관 방문이나 도자기 만들기, 맷돌로 두부 만들기 등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드라마 속 역사와 실제 역사 비교=‘대장금’과 ‘허준’ 등 정통사극부터 ‘일지매’ ‘짝패’ ‘임꺽정’ 등 서민생활과 관련한 사극,‘태왕사신기’ 등 퓨전사극에 이르기까지 사극드라마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사극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을 각색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 주인공과 관련한 역사서를 읽어두면 드라마 속 장면과 실제 역사속 사건의 허구와 실제를 비교 할 수 있기 때문에 2배의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만들며 놀기

역사신문 만들기=역사신문은 공부한 역사적 내용을 신문의 형태로 정리해 보는 것이다. 역사적 사건을 학생이 직접 글로 써보고, 부모와 친구에게 주요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공부한 내용을 복습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역사신문의 내용구성은 일반 신문과 비슷하지만, 기사의 소재를 지나간 역사에서 찾는 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역사신문을 만들기 전 사실전달, 사건해석, 독자서비스, 오락기능 등 일반신문의 구성요소를 파악하고, 비슷한 형태로 제작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역사지도 만들기=역사적 사건을 지도에 표시하는 활동이다. 역사적 사실이 일어났던 위치를 파악하면서 역사적으로 한국 영토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도시의 옛이름이 무엇인지까지 알 수 있다. 인물이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지도를 만들 수도 있다. 주말에 문화재나 박물관을 다녀왔다면 그 경험을 토대로 체험학습 현장을 큰 지도로 만든 뒤 이동경로에 따라 그림·사진·설명 등을 추가해 넣으면 독특한 보고서 제작이 가능하다.

[사진설명] 초등학생들이 민속박물관에서 찰흙으로 옛 문양의 도자기를 빚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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