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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창세기전 3

중앙일보

입력

창세기전 3 THE WAR of GENESIS 3

올 여름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화와 같은 관심속에 시연회를 연 창세기전 3가 드디어 돌아왔다. 3년 전 소프트맥스는 전작을 발표하고 이후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 '창세기전 외전 2: 템페스ㅡ트' 등 외전 시리즈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오랜 외도가 끝나고 정통 창세기전 시리즈의 최신작이 드디어 발표된 것이다. 시연회에서 보여준 놀랍고도 웅장한 동영상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였고 막상 뚜껑이 열리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었기에 전작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할지 모르지만 객관적인 비교를 해봐도 많은 부분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창세기전 시리즈만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주인공 및 각종 캐릭터의 다양함은 변함이 없다. 스케일도 외전까지 포함하여 모든 작품 중 가장 크다. 장르는 전작과 동일한 S?RPG방식을 도입하였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시작과 동시에 진행되는 스토리가 엔딩시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압권이며 어빌리티 시스템의 전형적인 레벨 노가다 및 전직 시스템이 도입되어 계속적인 흥미를 유도한다. 전직시스템은 과거 큰 히트를 쳤던 '천사제국 시리즈(대만 게임)'와 같이 레벨업시 그 계열에서 게이머가 원하는 직업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반 슈미터가 레벨업을 할 때 3번째 단계에서 사막 레인저, 정글 레인저, 해적 이 세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세가지 모두 능력이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능력은 각기 달라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을 보다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창세기전을 실행하면 로드 게임 밑의 튜토리얼 모드라는 새로운 단어가 떠오른다. 튜토리얼이란 '가정교사, 지도자'라는 뜻으로 이번 작품에서 튜토리얼 모드라는 것은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게임의 진행에 관련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되는 모드이다. 이번 창세기전 3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어서 이 시스템의 이해를 빼놓고는 제대로 된 게임을 즐길 수가 없다. 튜토리얼 모드를 실행하면 에피소드 '시반 슈미터'의 주인공인 살라딘이 과거의 최고의 시반 슈미터인 기파랑에게 수업을 받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수업 장소는 살라딘으로 게임 진행을 하면 나오는 장소인 무영릉으로 게임에 들어가기 전 최고의 시반 슈미터라는 기파랑에게 수업을 받고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시작한다. 이어한 튜토리얼 모드 덕분에 게이머는 이번 작품을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

대개의 SRPG는 스토리가 일괄적으로 진행되고 거기에 따라 게이머는 전투만 하면 그만이다. 다만 롤플레잉 시스템에 전투시 전략 시뮬레이션과 같은 진행방식 때문에 인기가 있었을 뿐 어느 한 장르의 정통성을 고집하는 게이머에게는 외면당하는 장르이다. 하지만 창세기전은 그렇게 평가받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창세기전 3는 동시대에 3국가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위 에피소드로 분류되는 각 스토리들은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서 조금씩 게임 방향을 변화시킨다. 게이머들은 어느 에피소드를 먼저 진행하든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며, 각 에피소드들은 결국 엔딩만 같지 그 진행과 매 순간마다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각 에피소드 간에는 무수한 연결고리가 있어 어떤 고리를 선택해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결정된다. 어떤 인물을 죽였느냐에 따라 다음 에피소드가 달라지면 어떤 인물을 추격하느냐에 따라 다음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형태이다. 한 에피소드에서 막혔던 문제가 전혀 다른 에피소드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해결될 수 있으며, 3가지 갈림길에서 1번을 택해 의외로 빠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에피소드 시스템이 바로 창세기전 3가 자유도가 높은 SRPG라는 면성을 듣게 만드는 요인이다.

SRPG에서 S는 시뮬레이션을 뜻한다. 사실 창세기전 3는 SRPG를 표방하는 것일 뿐 어느 특정 장르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장르에 국한받지 않고 재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만들겠다는 제작사의 의도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창세기전 3가 타 게임괴의 차별화를 택한 부분이라면 바로 이 S의 강조를 의미한다. S를 전략시뮬레이션으로 성격을 강화시키고 이 부분에서 전투 시스템의 화려함과 독특함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게이머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자신의 부대를 운용해야 한다. 단순한 '전술'에 의지한 국지전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전략'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전략이라는 것은 '작전회의'시스템을 통해 보다 구체화된다. 첩보수집→ 정보분석→ 구현→ 정보분석 2→ 작전계획수립→ 부대배치의 순으로 전개되는 이 회의로 에피소드 3-4개 정도의 전투를 미리 생각해서 결정할 수 있으며 엔딩시 가장 유효적절한 전투원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장기적 전략 계획까지 수립 가능하다.

어빌리티/ 전직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창세기전 3에서 가장 괜찮은 시스템이라 평가하고 싶다. 각 캐릭터들의 끝없는 능력 변화는 전작의 레벨 노가다 시스템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어빌리티 시스템과 전직 시스템은 바로 이러한 레벨 노가다를 대신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각 캐릭터들은 전투와 수업을 통해 일정 경험을 쌓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어빌리티(능력)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때 원하는 직업으로 전직을 할 수 있다. 어빌리티의 레벨은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쌓아 올릴 수가 있는데 직업에 따라 올릴 수 있는 어빌리티는 제한이 따르므로 가능한 여러 직업을 거치며 많은 어빌리티를 모아야 고급 직업으로 전직이 가능하다. 총 20여종의 소속과 90여가지 이상의 직업 체계가 존재하는데 소속별로 전직 가능한 직업이 제한되는데 원하는 직업이 자신의 소속에 존재하지 않으면 그 직업의 필수 어빌리티들을 모두 갖추었다 하더라도 전직을 할 수 없다. 너무 많은 선택 때문에 고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게이머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게임을 보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이다. 전직 후 전투에서 보여주는 전투원의 능력은 보는 것만으로 게이머를 흥분시키기 충분하다. 어빌리티 종류는 능력상승, 장비 장착, 필살기, 마법 필살기, 기술, 지형적응, 특수능력 등 총 7가지의 어빌리티가 있다.

창세기전 3에서 이러한 다양한 시스템을 주로 언급한 이유는 다름 아닌 독창성과 가장 난해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픽과 사운드가 창세기전 3의 주 압권이라면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그것을 보고 듣는 것보다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도 무난히 플레이 하기에 벅찰 것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전부 파악하고 나면 이것처럼 푹 빠지게 되는 게임도 드물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국산 최고의 게임이라는 평을 할 만하다. 모든 면에서 국산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만점짜리 게임이다. 2000년 창세기전 3의 판매율 증가가 우리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성장과 함께 얼마나 증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팁을 찾아라!
1. 게임 이곳저곳에 비행 유니트가 등장하는데 비행 유니트는 접근전 유니트로는 공격이 불가능하다. 오직 마법과 총병으로만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염두해두자.
2. 각 적 유니트는 방어력이 약한 아군부터 공격을 한다. 대부분 마법사가 공격력이 약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공격받는데 아군 마법사의 HP를 AC와 같이 키우도록 해야 한다.
3. 고용된 용병은 한 챕터가 끝나게 되면 그 챕터에서 고용한 용병은 모두 사라지므로 다음 챕터에서 새로운 용병을 고용해야 한다.
4. 캐릭터가 사용하는 필드 마법은 그 자체로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속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그 속성에 강한 마법을 사용하게 된다면 일반 마법 공격보다 훨씬 큰 타격치를 줄 수 있다.
5. 캐릭터를 움직이고 난 후 휴식을 취할 때 스페이스 바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게 게임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6. 전투 중에 상요하는 마법 성공률은 랜덤하므로 각종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퀵 세이브를 해두도록 하자. 혹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 참패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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