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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주의 음악이여 영원하라"

중앙일보

입력

'그는 아버지, 우리는 그의 자녀들이다'(모차르트) '바흐는 작은 시내가 아니라 큰 바다다'(베토벤)

새해에 서거 2백50주기를 맞는 독일 작곡가 요한 J.S.바흐(1685~1750)는 지나간 천년을 대표하는 작곡가. 동시에 새 밀레니엄에도 자양분을 제공하는 마르지 않는 '음악의 샘물'이다.

서양음악사는 바흐가 서거한 1750년을 기점으로 바로크 시대가 끝나고 고전.낭만주의 음악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 20세기는 온갖 음악적 실험이 많았지만 결국 바흐의 음악정신을 게승한 신고전주의가 승리했다. 새 밀레니엄에는 더욱 활발하게 음악적 실험을 거치면서 무수한 좌절.방황을 겪게 되겠지만 신고전주의 음악은 계속되리라는 예측이다.

국내에서도 바흐 2백50주기를 기념한 행사가 열린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정상급 외국 연주자들이 바흐만으로 레퍼토리를 꾸민 5회 연중기획 '바흐의 헌정'을 마련했다.

내년 1월 12~1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51)의 독주회가 그 첫무대. 현대적이면서도 자유스러운 해석을 보여주었던 지난 85년 레코딩에 이어 두번째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전6곡을 담은 2장짜리 CD를 DG레이블로 최근 발표한 그가 이 곡을 이틀에 걸쳐 완주한다.

지난 88년 이래 여러차례 국내 무대에 서오면서 '바흐 무반주'중 몇곡을 앙코르로 들려준 적은 있지만 '무반주 모음곡'전곡을 연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무반주 모음곡'은 프렐류드.사라방드.쿠랑트.알르망드.지그 등 유럽 각국의 춤곡의 이름을 각 악장의 부제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음악은 실제로 신체를 동원해 추는 춤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의 음악학자 윌프리드 멜러스는 이 작품을 가리켜 '춤곡은 춤곡이되 육신을 위한 춤곡이 아니라 영혼을 위한 춤곡'이라고 말했다.

선율과 화음.형식 면에서 완벽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무반주 첼로'는 전세계 첼리스트들이 한번쯤 전곡연주.레코딩에 도전해 보고 싶어하는 '첼로의 에베레스트'. 이곡을 처음 발견해 세상에 알린 파블로 카잘스를 비롯, 야노스 스타커.므스티 슬라프로스트로포비치. 안너 빌스마. 하인리히 쉬프. 요요마 등이 전곡음반을 내놓았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곡은 제 1번의 첫곡 '프렐류드'다.

'바흐의 헌정'시리즈는 네델란드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의 바흐 무반주 소나타. 파르티타 연주(2월 22일),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가브릴로프의 바흐 '프랑스 모음곡'전곡연주(3월7일), 첼리스트 안너 빌스마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전곡 연주(9월 29~30일), 자크 루시에 재즈 트리오의 바흐 편곡 연주 (11월중)으로 이어진다.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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