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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enesis) - Turn It On Again : The Hits

중앙일보

입력

올해 영화 'Tarzan' 사운드트랙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한 필 콜린즈 (Phil Collins)의 명성에 비해 그가 몸담았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제네시스는 그다지 국내에선 이렇다한 인기를 얻지 못했다. 매니아들 조차 피터 가브리엘 (Peter Gabriel)이 활약했던 70년대 초반의 음악만을 평가하는 인색함을 보였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음악이 이렇게 찬밥 신세가 될만큼 싸구려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팀의 상징이던 피터의 탈퇴 이후 리더로 등장한 필의 주도하에 프로그레시브 록에서 탈피, 대중적인 사운드로 변신한 제네시스는 라이브와 스튜디오 녹음 모두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음악으로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정상의 록밴드로 자리 잡았다. 단지 음반이 많이 팔리고,듣기 쉬운 멜로디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편견을 갖는다는 사실은 그들로선 억울한 일이 될 것이다.

최근 공개된 'Turn It On Again : The Hits' (1999년)은 피터를 대신해 필이 팀의 리더로 나선 'A Trick Of The Tail' (1976년)부터 새로운 보컬리스트 레이 윌슨 (Ray Wilson)을 영입해 발표했던 'Calling All Staion' (1997년)까지의 주요곡들을 발췌한 첫번째 베스트 앨범이다. (지난해 'Genesis Archive Vol. 1: 1967-1975'가 공개된 바 있지만 4장짜리 박스 세트여서 공식 베스트 앨범으로 보긴 힘들다.)

드림 씨어터 (Dream Theater)도 리메이크 한 바 있는 'Turn It On Again' (1980년 앨범 'Duke 수록)을 필두로 제네시스 최초의 No.1 히트곡 'Invisible Touch' (1986년), 대규모 월드투어로 화제를 뿌린 명작 'We Can't Dance' (1991년)의 중요트랙들인 'No Son Of Mine', 'I Can't Dance', 레이 윌슨이 보컬을 담당한 'Congo' 등 이들의 중후반기 대표곡을을 빼곡히 담고 있어 제네시스의 역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더욱 화제가 되는 것은 팀을 떠난지 25년이 넘은 피터 가브리엘과 역시 1995년 탈퇴한 필 콜린즈가 특별히 예전 히트곡 'The Carpet Crawlers'의 새로운 녹음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이 다시 제네시스에 복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하나가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들을 기억하는 음악 팬이라면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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