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구단에도 매각, 빅딜 바람

중앙일보

입력

`부실' 프로팀들의 진로가 국내 스포츠계의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쌍방울 레이더스(프로야구)와 부산 대우 로얄즈(프로축구), 기아 엔터프라이즈, 신세기 빅스(이상 프로농구) 등 4개팀이 매각 또는 빅딜 대상에 올라있는 대상들이다.

쌍방울과 대우는 모기업이 경영악화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점에서 기업합병으로 인한 변수가 생긴 기아, 신세기와는 다소 처지가 다르다.

4개팀 가운데 가장 신세가 처량한 팀은 두 말할 필요없이 쌍방울이다.

알짜 선수를 모두 팔아치워 `빈 껍데기'가 된 쌍방울은 '200억원 밑으로 못 내준다'고 큰소리 치다가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매각권한을 맡길 예정이다.

야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인 국내외 기업들이 연고지 이동과 선수수급 등을 고려해 쌍방울이 아닌 KBO와 직접 협상을 바라고 있는 까닭이다.

프로축구 명문 대우는 구단측이 팀 운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상황이 꼬인 케이스.

㈜대우를 관리하고 있는 주채권은행 제일은행 관계자는 120억원선으로 까지 크게 내려 매각에 나섰으나 안종복 단장을 비롯한 대우맨들은 일단 내년까지 버텨본 뒤 대우자동차판매 등 그룹 계열사에서 팀을 인수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채권단이 경제논리로 무장, 돈이 적더라도 팀을 팔아 빚을 챙기려는 입장인 반면 구단은 홍보효과 등 보이지않는 가치와 부산 시민구단으로 전환 등 각종 자구책를 내세워 끝까지 팀을 지키려는 결연한 자세다.

쌍방울과 대우와 달리 농구의 기아와 신세기는 모기업이 각각 현대와 SK텔레콤으로 합병돼 팀의 존립 명분이 애매해진 경우다.

따라서 `한지붕 두가족'으로 운영되거나 빅딜, 통합, 해체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다니고 있다.

기아는 현대그룹 분가에 따라 '99-2000시즌후 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갈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현대산업개발이 `전주원 이탈파동'을 계기로 여자농구팀을 현대건설로 넘겨 이같은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의 `호적정리'는 내년중으로 예상되는 현대그룹의 기업분할 등의 변수가 남아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밖에 3개월 사이에 대우증권, 신세기통신, SK텔레콤으로 모기업이 바뀐 신세기 빅스는 일단 올시즌은 SK 나이츠와 `동거'를 한 뒤 매각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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