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파격…‘악동스러운’ 스포츠 세단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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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답지 않은 볼보’.

 안전의 대명사 볼보는 이달 9일 중형 스포츠 세단인 S60 신형 모델을 출시했다. 2007년 8월 이후 3년6개월 여 만이다. 볼보는 S60에 ‘Naughty’(악동스러운)란 별명을 붙였다. 안전하지만 세련되지 못하다는 기존 이미지를 깨기 위해서다. 그리고 파격적인 변신도 시도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11일 경기도 안산 스피드웨이에서 S60의 ‘악동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볼보의 상징인 숄더라인(Shoulder Line·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차문을 두껍게 만들며 생긴 곡선으로 앞에서 보면 사람의 어깨와 비슷한 모양)은 차체가 낮아 보이도록 했다. 그래서 날렵한 느낌이 났다. C필러(뒷문 유리와 트렁크 사이 기둥)는 트렁크 뒷부분까지 이어져 세단이지만 쿠페의 느낌을 살렸다. 차량 내부의 중앙 조작부(센터페시아)도 운전자 방향으로 살짝 기울여 디자인하는 등 변화를 줬다.

 스피드웨이 서킷에서는 경쾌한 디자인처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엑셀을 밟자 시원한 엔진음과 함께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는 느낌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7.2초. 직렬 5기통인 T5 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254마력을 낼 수 있었다.

 서킷에서 빠져나온 뒤 넓은 공간에서는 S60 전 모델에 장착한 CTC(Corner Traction Control)장치의 진가가 드러났다. 엑셀을 힘껏 밟고 스티어링휠(운전대)은 왼쪽으로 완전히 꺾은 채 지름 1m의 원을 두 바퀴 도는 핸들링 테스트 구간이었다. 전륜구동 차량이 급격하게 코너를 돌 때 발생하는 언더스티어(운전대를 돌린 각도보다 차량 회전각도가 ↗

↘ 더 커지는 것) 현상이 없었다. 비교 시승한 경쟁 차종과 다른 점이었다.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달리 안전에 대한 고집은 여전했다. S60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행자 추돌 방지 시스템 이 장착됐다. 차량 전방에 보행자가 나타나면 경고 후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다. 마네킹을 세워놓고 진행한 테스트에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충돌 직전에 자동으로 멈춰섰다. 이 기능은 S60 T5 프리미엄 모델에 기본 장착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60에서 최초로 선보였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능도 S60 모든 모델에 기본 탑재했다. 시속 30㎞ 이하로 주행할 경우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따라가는 기능이다. 서킷에서도 스티어링휠 왼쪽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앞차가 멈췄을 땐 같이 멈춰섰다가 출발하자 따라나갔다. 연비는 이날 시승한 T5는 10.2㎞/L, D5는 15㎞/L. 가격은 4990만~5790만원.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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