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 신인왕전은 1962년 처음 열렸다. 이후 챔피언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김태식·김철호·장정구·박종팔 등 13명의 세계 챔피언을 배출했다. 한국 권투의 전성기는 신인왕전 출신들이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신인왕전은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를 맡았고 복싱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래 챔피언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점차 권투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신인왕전도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신인왕전 대회는 아예 열리지 못했다. 대회를 주최할 프로모터가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신인왕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과 수석 부회장 등 일부 임원이 나서 경비를 조달했고, 남양주 지역 기업체들이 도움을 주면서 극적으로 대회를 열 수 있었다.
참가자도 줄었다. 올해 신인왕전 참가자는 77명. 2년 전엔 103명이었다. ‘한국 복싱이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신인왕(77년) 출신 전 세계 챔피언인 김태식(55)씨는 “2~3년 안에 좋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으면 한국 권투는 힘들어질 것”이라며 “신인왕전이 꾸준히 개최되어야 어린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