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간 총리 … 브리핑은 에다노 관방 일임 … 복구는 센고쿠 부장관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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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사진) 일본 총리가 동일본 대지진 수습 국면에서 존재감을 상실하고 고립돼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모든 발표를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에게 일임한 채 뒷전으로 물러나 있는 데다 재해복구 담당으로 임명된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 부장관이 총리 관저를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 정부는 26일 마부치 스미오(馬淵燈夫) 전 국토교통상(장관)을 원전사고 담당 총리 보좌관에 임명했다. 마부치 전 장관은 센고쿠 전 관방장관과 더불어 지난해 말 참의원에서 문책 결의를 받은 인물이다. 그의 재등용은 한 발 앞서 복권된 센고쿠 관방 부장관이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문책조’가 완전 부활한 셈이다.

 마부치 전 장관이 총리 보좌관으로 들어오면서 간 총리의 오른팔로 불리던 데라다 마나부(寺田學) 보좌관은 총리 관저를 떠나게 됐다. 이보다 앞서 센고쿠 전 장관이 관방 부장관에 입성하고, 관방 부장관이던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가 총리 보좌관으로 옮기는 바람에 간 총리의 왼팔 격인 가토 고이치(加藤公一) 보좌관도 밀려 튕겨나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민주당의 전 각료를 인용, “드디어 간은 홀로 남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센고쿠 부장관의 방에는 정부 관료와 여야 정치인들이 몰리고 있는 반면 간 총리를 찾는 이들은 줄어들고 있다”며 “간 총리는 은둔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립된 간 총리는 여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든지 와 달라. 시간 낼 수 있다”며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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