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서 아차차~ 휴대전화 1400만원어치 … 놀이공원 직원이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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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장모(23·여)씨는 얼마 전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경찰에서 “5개월 전 잃어버렸던 휴대전화를 찾았으니 가져가라”는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놀이공원 롯데월드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다 실수로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기억이 났다. 당시 장씨는 속상한 마음에 놀이기구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유실물센터에도 여러 번 찾아갔으나 찾지 못했다. 결국 새로 장만해야 했다. 경찰은 장씨에게 “롤러코스터 안내직원이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운 뒤 유실물센터에 넘기지 않고 자신이 챙겼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롤러코스터 이용객들이 탑승 도중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주워 챙긴 혐의(절도)로 놀이공원 직원 엄모(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엄씨는 2008년 1월부터 최근까지 놀이기구 ‘아틀란티스’ 관리 책임자로 일하면서 고객들이 떨어뜨린 휴대전화 39개와 PDA 1개 등 총 1400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엄씨는 3년이 넘는 기간 중 25번에 걸쳐 휴대전화 등을 주워 모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엄씨는 휴대전화의 유심칩을 모두 뺀 뒤 한꺼번에 처분하기로 마음먹고 지난 8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렸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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