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탈락 흘리는데 … 영남권 신공항 꼭 만들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들이 현장을 둘러본 부산시 강서구 천가동 대항마을 주민들은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항마을 주민 150여 명은 미리 기다리다 입지평가위원들을 박수로 맞았다. 주민 이삼권(58)씨는 “가덕도 신공항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 건설되기 때문에 소음피해는 전혀 없다. 모든 마을 주민들이 신공항이 들어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강서구청에서 열린 부산시 각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과 주민대표들은 정부가 두 곳 모두 경제성이 없다며 포기하는 것을 우려했다.

 한나라당 현기환 국회의원은 “인천공항 평가 때는 안전성을 40%로 해놓고 동남권 신공항 평가는 경제성을 40%로 바꾸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다. 두 곳 모두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냐. 입지평가위원들이 양심적이고 전문가 식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희 부산 여성NGO 연합회 대표는 “신공항이 원만하게 건설되려면 환경과 보상 민원이 적은 곳으로 결정돼야 한다.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시·도와 밀양시는 입지평가위원회의 현지답사가 신공항 입지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 4개 시·도의 신공항유치특별위원회 실무추진단, 신공항유치 밀양시민연대 등 공항유치운동 관계자 30여 명은 24일 오후 2시부터 밀양시청에 모여 마라톤 점검회의를 했다.

 이수산 밀양 신공항유치기획위원장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제현상을 극복하고 영남에도 희망을 줄 수 있는 공항 하나쯤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민들은 지금까지 수차례 입지선정이 연기된 점을 들어 기대감을 나타냈다. 입지평가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예정대로 후보지를 결정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반응이다. 시민 김원식(50)씨는 “밀양과 가덕도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양쪽 모두 승복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유치추진단의 박광길 단장은 “국토해양부에서 ‘절대점수’가 낮으면 두 후보지 모두 탈락할 수 있다는 말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며 “그 말이 사실이라면 현지실사는 ‘쇼’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