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다시보기] 영화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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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한국영화의 성장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25.1%였던 지난해에 비해 무려 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그렇다고 영화판에 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장의 정서를 반영치 못한 제도의 억압도 엿보였고, 신구세력간의 반목도 여전했다. 급성장에 따른 체증이랄까. 그만큼 99년 영화계는 다사다난했던 셈이다.

▶최대 관객 동원작품〓 '쉬리' . 한국영화의 흥행사(史) 를 다시 썼다. 서울 관객 2백50만명. '서편제' 의 종전 기록(1백10만명) 을 배 이상 따돌린 신기록이다. 극장 수입만 3백56억원. 해외에서 반응도 좋아 지금까지 수출액은 1백61만달러(약 20억원) 에 이른다.

▶국산영화 시장점유율〓공식집계된 9월말까지 한국영화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5.5%. 그러나 '해피엔드' 등 연말 히트작이 줄을 잇고 있는데다 외국영화에 기대작이 별로 없어 그 수치는 40%까지 접근할 듯. 지난해 각국의 자국영화 시장점유율을 보면 일본이 30.2%, 프랑스가 27.4%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출범과 표류〓관(官) 의 냄새를 물씬 풍기던 영화진흥공사가 해체되고 대신 민간기구 성격의 영진위가 5월 출범. 그러나 '시작은 표류의 서곡이었다.'위원 구성에서 비롯된 영화계 신구세력간의 갈등이 노골화하면서 겉돌기 시작', 급기야 위원장(신세길씨에서 현 박종국씨로) 이 바뀌고 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등급보류〓 '거짓말' 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나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 파격적인 섹스신으로 개봉만 하면 흥행성공은 떼 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거듭된 등급보류로 베니스영화제 본선진출도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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