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실시되는 초등 수시 단원평가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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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학기부터 서울시 초등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가 없어지고 수시 단원평가가 실시된다. 단원별로 학업에 부진한 학생을 파악하고 맞춤형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학부모는 시험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혼란스럽다.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학교·담임교사 성향 파악 먼저

 수시 단원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와 학급 담임의 자율성이다. 학부모들은 우선 학교와 담임교사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학교에 따라 중간·기말고사처럼 한 학기에 두번 일괄적으로 시험을 치르거나, 학급마다 다른 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

 한 학교 안에서도 교사의 재량에 따라 평가 시기와 방법·내용·평가기준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학급별로 평가가 진행된다면 우리 아이 담임교사가 객관식 문제를 좋아하는지, 서술형 문제를 선호하는지, 교과서 위주인지, 수업 중에 가르친 내용을 중시하는지 등을 먼저 파악하고 대비해야 한다.

 수시 단원평가에 대한 정보는 사전에 공지되므로 깜짝 평가에 대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학교는 시행 전 학년협의회에서 시기·방법·내용·평가기준에 대해 상의한 후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 학교장 승인을 거쳐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리도록 돼 있다. 가정통신문이 발송되지만 아이가 누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학급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면 좋다. 홈페이지에는 주간계획 등 선생님 진도표와 연락장에 대한 자세한 사항이 나와 있어 아이의 학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교과서 복습노트’로 이해도 향상

 제도가 바뀌어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교과서다. 교과서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쉬운 문제를 틀릴 수 있다. 서울 금성초 소진권 교사는 “시험을 치러보면 난이도가 높은 계산 문제는 거뜬히 풀면서, ‘6470억2569만3456을 읽으시오’처럼 단원 첫 부분에 나오는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동산초 손정화 교사는 “중간·기말고사의 경우는 한 번에 여러 단원을 시험보기 때문에 문제 유형이 정해져 있지만, 수시 단원평가는 한 단원에서 다양한 문제가 출제될 수 있으므로 교과서를 통한 개념 학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시 단원평가에 대비하려면 예습보다는 복습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수시로 평가하므로 그날 배운 내용을 그날 완벽하게 이해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 손 교사는 ‘교과서 복습노트 만들기’를 추천했다. 그는 “노트 한쪽에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세 줄 정도로 요약해 적어보게 시키면, 아이는 복습할 수 있고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 얼마나 이해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왜 그럴까’로 서술형 대비까지

 예습·복습 전략은 과목별로 짜면 좋다. 국어예습은 다음 시간에 배울 지문을 미리 읽고 어려운 어휘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복습은 지문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암기시키고, 지문의 원문을 읽게 하는 것도 좋다. 사회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므로 단원별 중요 단어는 따로 정리하고, 신문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소 교사는 “부모가 경제·정치·외교 등 분야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기사를 발췌해 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신문읽기에 흥미를 느낄 경우에는 ▶6하 원칙으로 정리하기 ▶기사에 대한 본인의 느낌 쓰기 ▶기사에 대한 의견 쓰기 등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도 효과적이다.

 수학은 부모가 교과서를 펴놓고 그날 배운 내용 중 2~3개 문제에 대해 질문하면서 복습하면 좋다. 이 때 아이가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답이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답할 수 있으면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소 교사는 “개념에 대해 묻고 답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수시 단원평가뿐 아니라 매년 늘어나고 있는 서술형 평가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학년의 경우 부모들이 문제집을 풀게 한 후 채점만 하고 그냥 넘어가면 틀린 문제는 또 틀린다. 부모가 답을 체크할 때 아이가 답을 맞힌 문제는 어떻게 풀었는지 물어봐야 한다. 풀이 방법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면 다시 풀게 하고, 오답노트에 정리하게 한다.

 과학은 실험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간단한 실험은 집에서 직접 해보면 좋다. 탄산음료가 우리 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수업을 했다면, 직접 탄산음료 속에 생선의 뼈를 넣어 두고 일주일 간 관찰해 보면 된다. 아이는 탄산음료에 뼈가 녹은 사실을 알게 되고, 실험을 통해 배웠으므로 쉽게 이해하고 기억한다. 손 교사는 “가정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실험은 EBS 동영상 자료나 과학동화·백과사전 등을 활용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수시 단원평가에 대비하려면 교과서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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