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간 관리가 수능 결과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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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3월, 어떤 계획이 잡혀있냐가 올해 대학입시 성공 여부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의 겨울방학 계획은 12월 말부터 2월 초까지다. 봄방학을 포함해도 2월까지다. 하지만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겨울방학 계획은 다르다. 일반 학생들보다 2배 이상 긴 시간을 겨울방학 계획으로 세운다. 이들의 겨울방학 계획은 기말고사가 끝나는 12월 둘째 주부터 시작한다. 남들보다 15일 이상 먼저 방학에 들어가는 셈이다. 겨울방학 계획이 끝나는 시기도 4월 둘째 주다. 즉 중간고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직전까지 수능 준비에 주력한다는 걸 뜻한다.

 두 사례의 차이는 틈새 시간의 활용법에 있다. 대개 12월 10일 전후에 기말고사가 끝나므로, 기말고사 뒤부터 겨울방학 전까지의 기간엔 학사운영과 학업분위기가 느슨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많은 학생들이 기말고사로부터의 해방감이란 명목으로 시간을 허비하며 방학을 기다린다. 이를 합리화하려고 방학이 되면 열심히 하겠다는 자기최면을 걸기도 한다.

 3월부터 4월 둘째 주도 활용하기에 따라 학습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기간이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과 4월은 과제 부담이 적고, 방학 동안 선행한 내용을 배우므로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수월한 편이다. 수행평가와 학교행사가 적어 여유로운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3학년이 되면 공부만 할 것 같던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같은 겨울방학 기간이라도 평범한 수험생에겐 길어야 60일이다. 하지만 틈새시간에 대한 활용계획을 갖고 있는 수험생에겐 120일 이상이다. 두 배 차이가 난다. 학습의 가속성(시간이 흐를수록 지식이 쌓이면서 학습진도가 빨라지는 것) 측면에서 보면 학습량이 두 배 이상 차이 나게 된다.

 학생들이 놓치는 또 다른 틈새시간은, 앞으로 있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의 기간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엔 두 달이라는 시간이 있다. 수행평가와 학교행사가 늘어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시간은 내신을 대비하느라 결손이 생긴 수능 공부의 감을 회복해야 하는 시기다. 영역별로 취약한 단원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특정영역의 성취도도 높일 수 있는 시간이다. 수험생에겐 선택이 아닌 필연의 시간이다. 6월 평가원 시험의 중요성을 아는 수험생이라면 이 시간을 결코 허비해선 안 된다.

 학사일정의 절반을 차지하는 겨울방학부터 기말고사 전까지 기간 동안 틈새시간은 무려 100일 이상 숨어있다. 이 틈새시간의 관리가 성공의 시작이다. 많은 학생들이 틈새시간을 여전히 통학시간·쉬는시간·점심시간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의 틈새시간,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의 틈새시간, 일정과 일정 사이에 발생하는 틈새시간 이 모두가 수험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임을 기억하자.

<남형주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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