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뺨치는 북 여성들,홀서빙에 몰리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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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북한 여성의 사진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평양냉면집의 여종업원이었다. 탤런트 김태희씨를 쏙 빼닮은 듯한 외모였다. 네티즌들은 '진정한 자연미인' '북한 김태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 식당은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직접 운영한다.

북한 평양의 식당에도 여종업원의 미모는 빼어나다. 중국 관광객들은 이들과 한번쯤은 사진을 찍는다. 식당들 간에는 음식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여직원으로 경쟁을 벌인다. 여직원의 미모가 매출과 직결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런 식당의 종업원으로 취직하려면 미스코리아 뺨치는 심사를 받는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이 홀 서빙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 접대원과 다름없다고 한다. 돈 많은 일꾼을 고객으로 두면 미국 달러로 팁을 받고, 비싼 구두와 시계도 선물받는다. 예전엔 가난한 여성들이 이런 홀 서빙을 했지만 지금은 이처럼 쏠쏠한 벌이 때문에 음악대학이나 예술학원 학생들까지 홀 서빙에 나선다고 한다.

대북전문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평양시 만경대구역 금성동에 사는 소식통 김모(39)씨의 증언을 인용해 "경제난으로 사회급영부문(여러가지 음식물을 생산해 공급하는 북한 상업의 한 부분) 식당을 직접 경영할 수 없게 되자 간판만 국가기업이라 하고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 식당들은 "경쟁이 과열되자 음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물론 식당 여직원들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식당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은 북한 최고식당인 옥류관 등 국영식당에 맞먹는 미모를 자랑한다.

이런 식당들은 평양시 중구역과 만경대구역, 대동강구역 등 비교적 번화한 구역들에 20~30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에 따라 사정은 다르지만 방마다 TV와 피아노를 두고 멋있게 꾸며 호텔방 뺨친다는 것이 김씨의 증언이다. 또 이들 식당들은 낮에는 음식을 팔고 밤에는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평양주민이면 누구나 안다고 한다. 주인이 퇴근할 때면 여직원에게 열쇠를 건네고, 손님에겐 '잘 부탁한다'는 말을 건넨다. 그래서 '여직원의 미모와 봉사 수준에 따라 식당이 잘 되느냐가 결정된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주요 고객은 군부대 외화벌이 일꾼들. 이들은 팁을 미국 달러로 주고 구두 등 각종 값비싼 잡화도 스스럼없이 선물한다. 팁은 적게는 10~10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은 예전엔 못사는 주변 구역의 힘없고 가난한 여성이었다. 그러나 벌
이가 꽤 괜찮다는 소문이 나면서 영화배우나 연극대학, 음악대학, 예술학원 학생들까지 특별파트너란 이름으로 식당에 나간다는 것.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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