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노조 관련 준비위원회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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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노조와 관련된 하이텔 야구동호회의 가칭 '선수노조 지지운동 준비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신종학씨의 의견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구단의 힘은 절대적이다. KBO의 규약을 구단주나 사장들의 담합으로 떡 주무르듯 개정,수정을 하고 있으며 내용은 철저하게 구단의 이익만을 반영시키고 있다.

선수들의 참여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구단이든 선수든 어느 한 편만 이익을 취하게 있는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민주주의의 사회에
반(反)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동등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선수노조의 설립은 당연한 것이다.

각 구단 관계자들 대부분은 선수노조는 아직 시기상조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려운 구단 살림 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프로 세계에서 돈이 없다는 것은 능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퇴출 되어야 한다.

또한 돈이 없다는 각 구단들이 몇 십 억원 이상의 만성적인 적자를 보고 있으면서도 운영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구단을 지원하고 있는 각 그룹들의 홍보효과가 구단의 적자를 메꾸어 줌은 물론 엄청난 흑자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단들이 돈이 없다거나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또한 구단들은 파업이라도 일어나면 프로야구 판이 깨어진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선수노조는 구단의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으로 인해 예상되는 선수들의 피해를 견제와 균형으로 극소화 시키기 위해 설립되는 단체일 뿐 구단과 투쟁만을 일삼는 도구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발생되는 파업을 시작부터 운운하면서 악영향만을 강조하는 주장은 공감할 수 없다.

현재 구단들이 외면하고 있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다수의 2군 선수들과 부상으로 인해 언제 그라운드를 떠날 지 모르는 선수들의 복리후생을 위해서라도 당사자인 모든 선수들이 먼저 힘을 합쳐야 한다.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불리한 위치를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념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스포츠 정신에도 위배된다는 사실을 하루 빨리 구단들이 깨닫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려면 스포츠계를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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