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부는 문화예술의 훈풍

중앙일보

입력

대립과 갈등, 고함과 삿대질로 살벌하기만 한 국회에 문화예술의 훈훈한 바람이 분다. 화제의 행사는 국민회의 정호선 의원이 마련한 공연 '한국의 소리' `한국의 전통뮤지컬'과 미술전시회 `한국의 색'.

정 의원은 13일부터 16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이들 공연과 전시 행사를 차례로 개최해 날카롭기만 한 국회 분위기를 누그려뜨려 볼 예정이다. 국회에서 순수문화행사가 열리는 것은 근래 들어 처음 있는 일. 정 의원 측은 국회 전반에 부드러운 감성을 심고,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공연행사는 13일과 14일 각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 가량 계속된다. 국회의 퇴근시간이 바로 이때이기 때문.

첫날행사인 `한국의 소리'를 장식할 공연단은 김덕수사물놀이로, 본관 앞 분수대에서 사물을 두드리며 공연장에 입장한 뒤 특유의 장단으로 관객의 넋을 빼놓을 예정이다.

이틀째인 14일 무대는 올들어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인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의 여성국극 <춘향연가>가 장식한다. 20여일 전 출연제의를 받았다는 이 공연단의 박영애 이사장은 "국회에서 공연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도록 신선하다"고 감회를 피력했다.

15일과 16일에는 정 의원과 부인 박남희(경북대 미술학과) 교수의 부부작품전이 이어져 여의도의 찬바람을 문화 향기로 몰아내게 된다. 컴퓨터 그래픽 화가인 정 의원은 대구, 부산, 광주, 나주 등지를 돌며 순회전을 가졌고, 마지막 무대로 국회를 택했다. 서양화가인 박 교수는 학, 용, 단청 등 전통소재를 바탕으로 작품활동을 벌여왔다. 전시작품은 모두 50여점.

박준규 국회의장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나와 축사로 참가자와 주최측을 따뜻이 격려하게 된다. 13일과 14일에는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도 참석해 격려사를 할 예정.

정 의원측은 "이번 행사는 소리와 색이 컴퓨터 그래픽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서 "미술전시뿐 아니라 김덕수패 공연과 여성국극 공연 때도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