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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명반을 찾아서(3):70년대(上)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격동의 20세기가 저물고 어느덧 새로운 밀레니엄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1950년대 록큰롤의 태동 이래 수많은 음반들이 발표되어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진한 감동과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제 20세기 대중음악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총 8회에 걸쳐 20세기의 대표적 명반을 시대순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금과 같은 앨범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60년대를 시작으로 진행됩니다.

선정 기준은 음악성, 대중성, 그리고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고루 반영했음을 밝혀두며 이것은 결코 명반이라는 명제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11.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Bridge Over Troubled Water(1970)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포크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음악을 잘 모르는 문외한 이라도 기억하는 '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아트 가펑클(Art Garfunkel)의 청아한 보컬에 힘입어 영원한 팝 음악의 스탠다드로 기억되고 있다.

페루의 민속 음악을 편곡한 'El Condor Pasa', 방황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권투 선수에 비유해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인 어쿠스틱 기타 연주의 교과서 'The Boxer' 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폴 사이먼의 주도하에 음반이 만들어졌음을 쉽게 엿볼수 있다.(이는 듀오 해산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밖에 50년대의 인기 형제 듀오 에벌리 브러더즈(Everly Brothers)의 곡을 리메이크한 'Bye Bye Love'가 크게 사랑받았다. 이듬해 그래미 6개부문을 휩쓴 이 앨범을 끝으로 사이먼 앤 가펑클은 각자 솔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2.캐롤 킹(Carole King)-Tapestry(1971)

팝 음악 역사상 최고의 여류 작곡가로 기억되는 캐롤 킹의 솔로 2집. (캐롤은 지난해 펼쳐진 합동 공연 'Divas Live'에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다.) 1985년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동명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한때 여성 뮤지션의 음반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유행하던 거친 하드록 음악의 물결에 반하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악곡 구성과 편안한 그녀의 멜로디는 베트남 전쟁으로 암울했던 미국 사회를 위로해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앨범의 거대한 성공에서 온 중압감 탓인지 이후 여기에 필적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It's Too Late',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의 노래로도 유명한 명곡 'You've Got A Friend',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 불렀던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 1989년 마티카(Martika)에 의해 리메이크 히트했던 'I Feel The Earth Move' 등 수록

13.레드 제플린(Led Zeppelin)-Untitled (1971)

불후의 명곡 'Stairway To Heaven'이 수록된 레드 제플린의 4집 앨범(발매 당시 앨범 자켓에 어떠한 글자도 인쇄되어 있지 않은 탓에 'Untitled' 또는 'Vol.4'로 불리우고 있다)으로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의 샤우팅 창법과 신비주의적인 가사, 최고의 리프메이커로 손꼽히는 지미 페이지(Jimmy Page)의 훌륭한 작곡 실력이 빛을 발한 하드 록의 명작이다.

미국 내에서 단일곡으론 가장 많은 악보를 판매한(100만장) 'Stairway To Heaven', 히트 싱글 'Black Dog', 포크 록 그룹 페어포트 컨벤션(Fairport Convention)의 보컬리스트 샌디 데니(Sandy Denny. 1977년 자택 계단에서 추락사)와 플랜트가 함께 열창한 'The Battle Of Evermore', 수많은 록 그룹들이 자신들의 공연에서 즐겨 연주했던 'Rock And Roll' 수록

14.딥 퍼플(Deep Purple)-Machine Head(1972)

레드 제플린과 더불어 영국 하드록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되는 딥 퍼플의 공식 7집. 'In Rock'(1970년)부터 시작된 제2기 딥 퍼플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음반이기도 하다.

4도 진행의 단순한 구성으로 박진감있는 기타 리프를 들려준 'Smoke On The Water', 리치 블랙모어(Richie Blackmore.기타)와 존 로드(Jon Lord. 하몬드 올갠)의 스피디한 솔로 연주가 압권을 이루는 'Highway Star'는 록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 되었다.

록, 클래식의 양식미를 결합한 리치의 연주는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 등 기타리스트에게 영향을 끼치며 후일 바로크 메탈의 모체가 되기도 했다. 싱글로 발표된 'Smoke On The Water'의 B면에만 수록되었던 'When A Blind Man Cries'와 다양한 리믹스 버젼을 담은 더블 앨범으로 1990년에 재발매된 바 있다.

15.핑크 플로이드(Pink Floyd)-The Dark Side Of The Moon(1973)

현대 문명 사회가 인간에게 끼치는 압박감, 그리고 이로 인한 광기와 분열을 특유의 사운드로 구성한 프로그레시브 록의 고전.(빌보드 앨범 차트 800주 랭크라는 대기록 수립)

스튜디오 안에 수백개의 자명종 시계를 동시에 울리게 하는 '원초적' 방법으로 녹음한 'Time', 여성 보컬의 소름끼치는 듯한 스캣 보컬로만 이뤄진 'The Great Gig In The Sky', 현금 등록기의 소리를 빌어 금전 만능주의를 비꼰 'Money' 처음 국내 발매될 당시엔 금지곡으로 묶였던 'Us And Them', 'Brain Damage' 등 수록.

당시 이 앨범의 엔지니어는 훗날 자신의 프로젝트로 명성을 얻게 되는 알란 파슨스 (Alan Parson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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