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세계로 뛴다] 개발후기 단계 신약 프로젝트 20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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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 앤드루 위티 글로벌 회장이 GSK 한국법인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그룹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신약개발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의 화두는 글로벌 인수합병이다. 하지만 연구 중심의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의 전략은 조금 다르다. 대규모 M&A보다는 미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사업 투자에 주력한다. 무분별한 대규모 인수합병이 아닌 GSK에 부족한 부분을 선별해 해당 전문기업을 인수하고 다양한 측면의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타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라이선스 확보 및 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통해 회사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모든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제네릭 회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남아공의 ‘아스펜’사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GSK와 함께 에이즈 치료제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화이자와 조인트 벤처인 ‘ViiV’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국 기업과도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동아제약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 브랜드 제네릭 제품의 공동개발 및 사업화, 새로운 사업개발 협력으로 최적의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GSK는 업계를 선도하는 R&D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개발후기(임상 3상 및 승인신청) 단계에 있는 연구개발 프로젝트만 약 30가지에 이른다. 이 중 20건 이상은 기존에 어떤 적응증으로도 출시된 적 없는 신약들이다.

GSK의 R&D 전략은 ‘환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더 많은 의약품을 공급한다’는 회사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돼 있다. 생물학제제, 항암제 등 발전이 비약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하는 한편, 호흡기 질환처럼 여전히 잘 관리되고 있지 않은 질환 분야에서의 R&D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GSK 한국법인은 임상 연구개발 프로젝트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항암제와 백신을 주축으로 한 신약 임상개발의 주요 국가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약 60건의 임상연구와 백신 분야에서 총 8건의 임상 및 역학연구가 진행됐다. 질환별로는 암(유방암·폐암·위암·난소암·임파종 등)과 감염성 질환(인플루엔자·대상포진·폐렴구균 질환 등)에 특히 활발한 임상연구가 진행됐다.

아울러 한국인에게 맞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아시안 스터디팀’이 본격적으로 가동돼 한·일 협력 우울증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피험자 모집을 이뤘고, 시험 진행을 3개월 이상 단축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 GSK는 콤보백신 ‘인판릭스-IPV’를 국내 출시한다. 한번에 4가지 질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소아마비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콤보백신은 생후 수개월 내에 여러 차례의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신생아에게 특히 편리하다.

혼합백신을 개발하는 일은 단순히 개별 백신 여러 개를 한 주사기 안에 섞는 것이 아니다. 각 백신의 물리적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새 백신을 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전 세계 수만 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다. 이후 개별 백신을 각각 접종한 경우와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 비로소 혼합백신이 탄생할 수 있다. 올해는 ‘인판릭스-IPV’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 실정에 맞는 다양한 콤보백신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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