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임호상박사, 차세대 100대 과학자 선정

중앙일보

입력

재미 과학자 임호상(34.미국명 마크 임) 박사가 권위있는 과학기술지에서 선정한 `차세대 젊은 과학자 100명(TR 100) ''에 올라 화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에서 발행하는 과학기술지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TR) ''는 최근 미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센터(PARC) 의 임호상 박사 등을 차세대 젊은 과학자 100명에 선정, 발표했다.

TR 100은 테크놀로지 리뷰가 창간 100주년 기념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생명과학, 월드와이드웹(WWW) , 재료과학 등 5개 분야에서 전세계의 35세 이하(2000년1월 1일 기준) 의 젊은 과학자 중 21세기를 선도할 100명을 뽑은 것이다.

TR 100 선정위원회에는 이 잡지 편집진과 노벨상 수상자 3명, 유명 벤처투자가,기업체 최고경영자, 분야별 권위있는 과학자 등이 참여했다.

임 박사는 87년 존스 홉킨스대를 졸업하고 94년 스탠퍼드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임 박사가 주력하고 있는 연구는 `모듈 로봇''이라고 하는 일종의 `합체 로봇''이다. 즉 똑같은 기능과 형태를 가진 기본 로봇들을 결합시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더 큰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로봇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대량 생산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대량 생산된 똑같은 로봇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일을 하기 어렵다.

모듈 로봇은 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로봇 개념이다.

테크놀로지 리뷰는 "임 박사는 표준화된 모듈을 결합시켜 적절한 모양의 큰 로봇으로 만드는 `모듈 로봇'' 연구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과학자"라고 소개했다.

모듈이 되는 기본형 로봇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이 모듈을 목적에 따라 적절한 형태로 결합시키면 특정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큰 로봇이 된다.

임 박사는 스탠퍼드대 대학원 시절 두가지 형태의 모듈을 결합시킨 `폴리포드(Polypod) ''를 개발했다. 폴리포드는 애벌레처럼 기어서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이다.

그는 제록스사에서 폴리포드 후속모델인 `폴리보트(Polybot) ''를 만들었다. 폴리보트는 평평한 곳에서는 둥근 고리모양이었다가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벌레모양으로 변신, 장애물을 넘어간다.

그러나 임 박사의 목표는 훨신 복잡하다. 작은 로봇 수백-수백만개를 결합시켜 스스로 원하는 모양으로 변신할 수 있는 로봇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임 박사는 "미래의 로봇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사람 모양의 로봇 등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며 "임무에 따라 스스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로봇이야말로 궁극적인 로봇의 모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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