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다임러크라이슬러 제임스 홀덴 사장

중앙일보

입력

'이단자(異端者)에서 해결사로….'

지난해 11월 독일 다임러벤츠사와 미국 크라이슬러사가 합병해 출범했던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최근 합병 후유증을 해결할 '구원투수' 로 내세운 제임스 홀덴(48) 다임러크라이슬러사 북미 담당 사장이 화제다.

홀덴은 양사 합병당시 "신규시장에서 어느 쪽도 확고한 기반이 없는 가운데 합병은 약점만을 결합하는 것" 이라며 로버트 이튼 크라이슬러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물. 이튼 회장은 자신에게 반발했던 인물을 중용한 것이다. 특히 이번 임명은 합병후 양사간에 갈등이 최고조로 달아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을 끈다.

미 언론들은 "이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정상궤도로 안착하는 것은 홀덴에게 달려있다" 고 보도하고 있다.

이튼 회장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홀덴을 발탁한 것은 홀덴의 개혁성.저돌성을 높이 평가해온 터에 어느 때보다 합병회사에 개혁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해 합병했을 때만 해도 이상적인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는 형편없다. 양사 직원들은 해외근무.승진 등에서 매번 문화적 차이로 불협화음을 냈고, 주가도 지난해 9월 이후 40% 가까이 떨어졌다. 양측은 지난 9월 당분간 양측의 사업체를 분리해 운영하자고 합의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적 상황에서 지난 92년 크라이슬러의 사내개혁 당시 "상층부 경영진들이 개혁의 걸림돌" 이라는 말마저 거침없이 내뱉으며 강한 개혁성을 보였던 홀덴의 등용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다임러벤츠를 대표하는 위르겐 슈렘프 공동회장도 "홀덴은 자기주장을 제대로 펼칠 줄 아는 사람" 이라며 "합병에 반대했던 그를 내편으로 만들어야 양사의 진정한 결합이 가능할 것" 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튼 회장은 홀덴에게 "합병 당시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합병시너지효과를 보여주라" 며 "합작회사에 과거 크라이슬러의 강력한 기업가정신을 접목하라" 는 특명까지 내렸다.

웨스턴 미시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홀텐사장은 자동차 해체.조립, 수상스키가 취미다. 경영좌우명은 '2010년에 무엇이 되고 싶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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