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매화 왔는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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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호 07면

매화(2010), 지본수묵, 7045㎝

수묵화가인 홍익대 문봉선 교수가 매화를 직접 보며 연구한 지도 어언 20년. 1990년 어느 봄날 주간지에서 선암사 홍매 사진을 보고‘현장에서 직접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다음 날 전라선 야간열차에 몸을 실은 그다. 선운사와 광양 매화농원, 김해농고와 지리산 단속사, 화엄사 구충암 등 이름난 매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화첩에 세밀하게 사생해 왔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소식을 수줍게 터뜨린 매화 꽃망울에서 그는 자연의 순리를 읽는다.
자고로 매화를 그리는 법은 다섯 가지로 일러왔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겪은 듯 그려야 하고(體古), 늙고 오래된 줄기가 뒤틀린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야 하며(幹怪), 가지가 곧고 맑아야 하며(枝淸), 어린 햇가지에 힘이 있어야 하고(梢健), 드문드문 피어 있게 그려야(花奇) 한다는 것이다.

문봉선의 묵매화전-問梅消息, 2월 9~27일 서울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문의 02-735-9938

이번 전시는 이 다섯 가지 요소가 고루 어우러진 작품 68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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