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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앞둔 옹기 체험관 가 봤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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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도고면 신언리에 있는 옹기체험관 전경. 1년간 방치된 이곳이 올해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영회 기자]

43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3월 완공된 아산 도고면에 있는 옹기체험관이 드디어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1년간 3차례의 수탁업체 공모에도 불구하고 업체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아산시는 3년간 운영비 지원이라는 극약처방을 통해 호서대 산학협력단을 수탁업체로 선정했다. 하지만 선정업체가 운영비 지원이 끝나는 2015년부터 지역 관광 상품의 자생력을 갖추고 흑자운영을 할지는 미지수다. 옹기체험관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아산 지역의 주요 관광 콘텐트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집중 점검해 본다.

조영민기자
조영회 기자

전시관 둘러보는데 5분

15일 오전 11시 아산시 도고면 신언리. 크고 작은 산기슭 사이 어림잡아 봐도 2만평정도는 돼 보이는 넓은 대지에 한국 고유의 미를 한껏 살린 8채의 건물이 있다.

 지난해 3월 국비 15억, 시비 28억 등 총 43억여원의 혈세를 들여 만들었지만 그동안 수탁업체를 찾지 못해 1년여간 단 하루도 문을 열지 못한 아산 옹기체험관이다.

 인적이 드물어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는 이곳에 상주하는 직원은 모두 2명. 12시간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오전 근무자의 도움으로 굳게 잠긴 전시관 내부에 들어서자 전시돼 있는 옹기의 수는 200여점. 모든 옹기를 살펴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이 채 되지 않았다. 다른 7채의 건물도 상황은 마찬가지. 옹기나 기타 부대시설은 전혀 없고 냉랭한 기운만이 감돌고 있었다.

 체험관 관계자는 “다음 달 2일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며 “이달내 전시관 내부에 전시물을 늘리고 체험관 등 전체적인 리모델링을 마칠 예정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수탁업체 선정부터 ‘삐걱’

국민의 혈세로 지어진 옹기체험관이 이렇듯 주인없이 1년간 방치된 이유는 그동안 수탁업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산시는 지난 2009년 말부터 3차례에 걸쳐 수탁업체를 모집했으나 위탁을 희망하는 민간 사업자들이 운영 적자를 우려해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시가 3년간 민간위탁 운영보조금 6억여원을 지원해 주는 방침을 세우고 나서야 신청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2월16일 진행된 위탁사업자 선정 심의위원회결과 호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옹기체험관의 수탁업체로 선정됐으며 내달 초 개관을 앞두고 있다.

 호서대 산학협력단은 제안서를 통해 3년간 2억8000만원을 현물부담(인건비, 전시관 등에 시설비 등)하고 교수급 10명과 직원 4명이 참여해 옹기와 발효식품 체험 전시관을 운영한다는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흑자 운영 가능할까

아산시는 3년간 운영비를 지원하는 만큼 그 후에는 어느정도 자생력을 갖출 것으로 큰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시의 기대와는 달리 옹기체험관이 지역 주요 관광 콘텐트로 자리매김하기엔 상당한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언리 일대의 유동인구가 많지 않을뿐더러 교통편도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도고 온천에 집중돼 있는 관광 인프라를 옹기체험관과 연계하기도 그리 쉽지 않아 단순히 체험관 자체 개발만으로 관광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체험관 공모선정에 참여해 아쉽게 탈락한 모 사업체 관계자는 “이천, 울진 등 옹기로 유명한 도시가 많기 때문에 아산이 옹기체험관 하나만으로 각광을 받기엔 부족하다”며 “도고에 온 관광객들은 온천을 주된 목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옹기체험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고 걱정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관광객을 끌어들일수 있을만큼의 매력적인 프로그램과 다양한 체험 등으로 철저한 홍보를 한다면 그에 따른 발전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위탁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만큼 호서대학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앞으로 기존 관광지와 연계해 옹기체험관이 대표적인 도고의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도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며 새로운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객들의 시선도 끌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과연 아산 옹기체험관이 지역관광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주요 관광상품으로 거듭날지 또는 세금만 축내는 밑빠진 독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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