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야권 “내일 대규모 집회” … 리비아도 반정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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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左), 살레 예멘 대통령(右)

튀니지·이집트 혁명 이후 리비아에서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을 비롯한 바레인·예멘 등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비아 제2도시인 벵가지에서 이날 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다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2006년 이슬람주의자 집회 때 숨진 14명의 유족이 벵가지 경찰서 앞에서 인권변호사 페티 타르벨을 풀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시위로 시위 참가자와 경찰 등 모두 1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인에서는 14일 시작된 대규모 시위로 2명이 숨지고 25명 이상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진압경찰이 최루가스와 고무총탄을 시위대에 발사했으며 시위대도 이에 맞서 돌을 던지는 등 시위 양상이 점점 격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번이 정권을 교체할 마지막 기회’라는 현수막을 들고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 무슬림(이슬람 신자)에 대한 차별 등을 이유로 발생했다.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시위대들은 반정부 시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수만 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2명이 숨진 이란 사태도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시위대는 18일 대규모 추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5일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전날 테헤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며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결코 그들의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위대가 (보안군을 향해) 던진 모래는 결국 자신들의 눈에 들어갈 뿐”이라고 말했다.

예멘에서는 32년간 장기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2013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위대는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6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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