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장학으로 선진교육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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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도장초 자체컨설팅 팀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하버트·이효연·하종민 교사, 오상근 교감, 임영미·김은준·양승민·진헌준 교사, 홍의순 교장. [조영회 기자]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할 예정이오니 학생 여러분과 선생님들은 올바른 수업태도로 일관해 주시길 바랍니다” 학창시절 장학사가 온다고 하면 긴장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장학제도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점검위주의 장학지도에서 벗어나 교육지도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교를 찾아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천안교육지원청의 ‘컨설팅 장학’이 호응을 얻고 있다.

글=강태우·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학교 문제 스스로 파악한다

9일 오후 2시 천안시 목천읍 도장리 도장초등학교. 8명의 교사들이 수업을 마치기 무섭게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교장실. 8명의 교사들은 교장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저마다 교육 지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 갖가지 의견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벌인다.

 “국어 교과지도에 대해서는 제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까요?” - 하종민 교사 -

 “선생님의 국어 교과지도는 너무 딱딱한 감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좀더 부드러운 지도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공감을 주는 방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 - 임영미 교사 -

 교사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컨설턴트에 조언을 구하면 컨설턴트는 날카로운 분석과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내놓는다.

 이렇듯 컨설팅 장학은 기존의 점검위주의 장학지도에서 벗어나 문제진단, 대안수립, 교육훈련 등 다방면으로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둔다.

찾아가는 컨설팅 장학

종전의 장학제도는 모든 학교에 대해 학사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위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실시된 ‘컨설팅장학’은 교내에서 자체적인 컨설팅 팀을 만들고 회의를 통해 교내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스스로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자체적인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학교는 수석교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교육청 컨설팅 팀에 교수·학습, 학교경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요구할 수 있다.

 학교가 온라인을 통해 교육청 담당부서에 컨설팅을 요청하면 해당 교육청은 기초학력미달학생이 많은 학력향상중점학교 등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교에 컨설턴트를 순차적으로 파견하는 이른바 ‘찾아가는 컨설팅’을 제공한다.

 현재 천안지역에는 초등 8개 영역 97명, 중등 4개 영역 143명 등 모두 240명의 컨설턴트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천안교육지원청 우수기관 선정

천안교육지원청(교육장 류창기)이 최근 ‘2010 컨설팅 장학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돼 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천안교육지원청은 컨설팅 장학 정착을 위해 홍보용 리플릿 제작, 실시간 지원을 위한 천안컨설팅지원센터 구축·운영, 컨설팅 우수사례 공모, 컨설턴트 인력풀 구축, 연수 및 워크숍 등을 운영해 학교현장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천안도장초등학교 홍의순 교장은 “컨설팅장학 제도로 인해 교육청 장학사와 교사간 거리가 가까워지고 학교의 조직력도 크게 향상됐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컨설팅 장학을 통해 학생들은 물론 교사의 수준까지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류창기 교육장은 “컨설팅 장학은 전국적으로 처음 실시돼 학교를 지원하는 지원청이나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교에서 많은 혼란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학교 교육력을 제고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컨설팅 장학에 대한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좋은 열매를 맺은 것 같다”며 “올해는 지난해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좀더 내실 있는 컨설팅 장학으로 학교 현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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