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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이 목없는 유령을 잡다!!!

중앙일보

입력

본드가 돌아왔다!
2년만에 공개된 007 시리즈 19탄 〈007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가 같은 날 개봉한 팀 버튼의 신작 〈슬리피 할로우(Sleepy Hollow)〉를 따돌리고 11월 19일-21일까지의 북미 주말흥행에서 3720만불의 엄청난 수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위로 데뷔전을 치룬 〈슬리피 할로우〉의 경우도 3050만불의 상당한 수입을 올려 이 두 성인용 환타지가 모두 성공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두 영화가 동시에 3000만불이상을 벌어들인 것은 영화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주말 일본 영화로는 최초로 1위 개봉하였던 재패니메이션 〈포케몽(Pockemon the First Movie)〉은 이 화제작들의 개봉에 밀려나 지난 주말보다 57%가 감소한 1330만불의 수입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개봉 2주간의 총수입은 6820만불. 하지만 이 영화를 배급한 워너 브러더즈사의 배급대표 댄 펠만은 이 영화가 다가오는 추수감사절 연휴후까지는 적어도 9000만불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카 줄리가 남녀 및 흑백 콤비를 이루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스릴러물 〈본 콜렉터(The Bone Collector)〉는 지난 주말에 비하여 46%가 감소한 650만불의 수입으로 4위를 기록하였고, 지난 주에 화제를 모으며 선보였던 〈도그마(Dogma)〉는 1283개의 작은 상영관수에도 불구하고 410만불의 수입을 올려 5위를 차지하였다. 수잔 새런든과 나탈리 포트만이 각각 철없는 엄마와 생각이 깊은 딸을 연기하는 〈이곳말고는 어디라도(Anywhere But Here)〉도 1681개의 작은 수의 영화관에서 상영되어 330만불의 수입으로 6위를 기록하였다.

한편, 단 한 개 극장인 LA 헐리우드 거리의 엘 캡틴 극장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상영된 〈토이 스토리2〉는 주말 수입동안 무려 30만 2000불을 벌어들여 다음 주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하는 수요일 전국개봉시 엄청난 흥행을 몰고올 것이라는 것을 전망케 하였다.

MGM사의 사자 로고를 처음으로 내세운 007영화인(그 전까지는 MGM에 통합된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사의 로고가 나갔었다) 〈007 언리미티드〉가 이번 주말 벌어들인 수입 3720만불은 종전의 MGM사 최고기록이자 본드영화중 최고에 해당하는 브로스넌의 본드 데뷔작 〈골든 아이〉의 2620만불(최종수입은 1억 600만불)을 훨씬 뛰어넘는 수입이다. 브로스넌의 2번째 본드영화 〈네버 다이〉의 경우는 개봉 주말 2510만불(최종수입은 1억2500만불)을 벌어들였었다.

3163개 극장의 개봉관수로 주말수입을 나눈 극장당 수입의 경우도 〈언리미티드〉는 11800불에 달하여 이 분야에서도 이번 주말 10위권내 영화중 1위를 차지하였고, 〈골든아이〉의 9800불과 〈네버 다이〉의 9000불에 훨씬 앞선다.

이같이 007시리즈중에서도 최고의 빅히트를 기록한 〈007 언리미티드〉는 피어스 브로스넌 표 제임스 본드의 3번째 영화로서, 〈광부의 딸〉, 〈안개속의 고릴라〉 등에서 최근의 〈넬〉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출경험을 가진 드라마 전문 감독인 마이클 엡티드가 새 본드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다. 아직까지 액션영화라고는 한번도 연출경험이 없는 엡티드에게 감독을 맡긴 것은 다소 의아스러운 부분이지만 드라마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007시리즈의 산증인 제작자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록콜리(작고한 007시리즈의 아버지 알버트 브록콜리의 딸)는 전했다. 각본은 피어스 브로우넌이 007로 데뷔한 17번째 본드영화 〈골든 아이〉의 원안과 각본을 맡았던 마이클 프란스와 브루스 파일스타인.

이번 영화에서 본드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는 살해당한 석유 재벌의 딸 일렉트라 킹을 보호하는 동시에 테러리스트들의 핵위협으로부터 세계를 구하는 것. 머리에 총알이 박혀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악명높은 테러리스트 르나드와 맞서, 프랑스 알프스, 스페인, 터키 등 전세계를 누비는 본드를 핵과학자 크리스마스 존스박사가 돕는다.

이번 영화에도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데, 청순미와 사악함의 양면성을 가진 일렉트라 킹을 연기하는 것은 이제 30대의 원숙미를 보이는 소피 마르소이고, 〈스타쉽 트루퍼스〉와 〈와일드 씽〉의 청춘스타 데니스 리차즈가 존스 박사역을 맡았다. 본드영화의 최고관심사중 하나인 악역으로는 〈풀 몬티〉의 성격배우 로버트 칼라일이 맡아 머리에 총알이 박힌 사악한 테러리스트를 연기하고 있다. 〈세익스피어 인 러브〉로 미국과 영국 양국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쥬디 덴치가 M역으로 다시 등장하고, 시리즈 1편인 〈닥터 노〉를 제하고는 시리즈에 몽땅 출연한 최장수 출연자 데즈몬드 루웨린이 85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이번에도 Q역을 맡았다. 이외에 새 멤버로 등장하는 R역은 영국 코메디 그룹 〈몬티 파이손〉의 주요멤버로서 〈몬티 파이손〉시리즈외에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에릭 바이킹(Erik, the Viking)〉 등의 걸작 출연과 함께 〈조지 오브 정글〉과 〈피블의 대모험(An American Tail)〉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했던 존 클리세가 연기한다.

〈007 언리미티드〉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양호한 편이었다. 뉴욕 포스트지의 조나산 포어맨은 "이번 007영화는 시리즈의 본질에 조금 더 접근했다. 템즈강을 따라 체이스를 벌이는 장대한 오프닝씬은 분명 시리즈 최고씬중의 하나이다."고 평했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흥분되고 우아하며, 끝없이 창조적인 영화이다. 시리즈중에서도 우수한 측에 든다."고 호평을 보냈다. 또 브로스넌이 본드역을 잘 해나갈 수 있을 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많은 평론가들도 이 세 번째 본드연기를 통해 그가 본드역을 편안히 잘 연기하고 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즈의 자넷 매슬린은 "이 세 번째 본드영화에서 피어스 브로스넌은 본드 그 자체와 정말로 많은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고 브로스넌의 연기를 칭찬했다. 한편, 극히 일부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는데, 뉴스데이의 진 시모어는 〈언리미티드〉(원제가 '세상은 충분치 않다'인)는 정말로 충분치 않다고 평했다.

이 007영화는 미국과 같은 날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에서도 개봉하였는데, MGM의 세계배급 대표인 래리 글리슨에 따르면 종전의 개봉최고기록이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1〉을 앞선 최고기록을 경신하였다고. 그는 또 이 영화가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다음주부터 상영되는 등 전세계의 80%가 크리스마스까지 개봉을 마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12월 중순에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3064개 극장에서 개봉하여 극장당 9950불의 수입을 올린 〈슬리피 할로우〉의 인기는 〈블레어 윗치〉나 〈식스 센스〉와 같은 올해 빅히트한 초자연 스릴러물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하다. 〈슈퍼맨 살아나다(Superman Lives)〉가 제작에 난항을 겪으며 의기소침해 있던 팀 버튼이 오랜만에 만든 이 영화는, 이미 19차례나 TV 혹은 영화로 소개된 바 있는 미국에서는 유명한 민담인 머리없는 말탄 유령에 대한 전설(립 반 윙클-Rip Van Wingkle라고도 알려진)을 특수분장효과감독 출신인 케빈 야거가 각색한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출연진으로는 〈가위손〉, 〈에드우드〉 등에 출연했던 팀 버튼 감독의 페르소나 조니 뎁과 〈아담스 패밀리〉의 기이한 분위기를 가진 소녀 크리스티나 리치를 필두로 〈배트맨2〉의 크리스토퍼 워큰, 〈화성침공〉의 리사 마리(버튼의 실제 연인), 〈스타쉽 트루퍼스〉의 캐스퍼 반 디엠, 〈낮선사람과 춤을(Dance with a Stranger)〉의 슬픈 여주인공을 연기한 미란다 리차드슨, 〈배트맨〉시리즈의 집사 알프레드를 연기했던 마이클 고흐, 〈드라큐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 〈에드우드〉의 제프리 존스까지 팀 버튼 패밀리와 새로운 멤버들(그래도 팀 버튼 패밀리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이 섞인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여 이 분야에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이후 최고의 화제작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워큰은 전설속의 머리없는 말탄 유령역을 맡았는데, 이 머리없는 유령의 '싸우는"스턴트와 "말달리는" 스턴트에 대해서는 스턴트맨인 레이 파크와 로브 인치가 각각 대역을 했다고 한다. 이중 레이 파크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다쓰 몰로 출연하기도했던 동양무술의 대가.

워싱턴 어빙의 18세기 고전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의 배경은 18세기,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 인근 숲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주민들은 이 사건의 범인이 말을 타고 다니는 머리없는 유령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에 과학적인 사고를 가진 보안관 이차보드 크레인(조니뎁)은 이러한 전설을 믿지 않고 과학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 연쇄살인 사건에 뛰어 든다. 또 그는 마을 유지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데...

특이한 미적감각을 자랑하는 버튼의 다른 영화들처럼 이 영화에서도 화려하면서도 창백한 화면을 만들어낸 버튼은 "이 영화에서 배우들이 블루 스크린앞에서 연기한 적은 없다. 우리는 모든 세트를 지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제작비 자체는 항간에 떠도는 1억불보다 "훨씬"작았다고.

팀 버튼의 새영화가 나오기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평론가들은 이 신작에 대하여 찬반 양쪽으로 극명하게 나누어섰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리차드 콜리스는 이 영화를 가리켜 "〈배트맨2〉이후 최고로 풍성하고, 귀여우며, 기이한 영화이다."고 평한 반면, 나이트 라이더지의 카렌 허센슨은 "정말 실망스럽다. 긴장된 유혈 환상극은 저멀리로 사라져 버렸다."고 혹평을 보냈다. 또,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이 영화를 "정말 기이한 감수성을 가진 비틈없는 감독의 정확한 가공으로 만들어진 절묘한 노력의 산물로, 팀 버튼 영화의 결정체중 하나이다."고 칭찬한 반면,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공허한 영화"로 칭하면서 "워싱턴 어빙의 무서운 원작은 너무 익고 불쾌한 고딕풍 만화로 환생하였다."고 혹평하는 등 당분간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논쟁은 계속될 듯 하다.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여 다음과 같은 평을 하였다. "일종의 시각적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배트맨〉이나 〈가위손〉과 같은 팀 버튼표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상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하지만 공포영화로는, 비록 이 영화가 50년대의 해머영화사로부터 키취적 영감을 빌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담배회사를 상대로 현재도 진행중인 2500억불짜리 소송사건을 배경으로한 용기있는 영화 〈인사이더(The Insider)〉가 290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차지하였고, 프랑스의 구국영웅을 그린 뤽 베송의 초대작 〈잔 다르크(The Messenger : The Story of Joan of Arc)〉는 250만불을 벌어들여 개봉 2주만에 8위로 추락하였다. 또, 버스터 키튼의 〈일곱번의 기회(Seven Chances)〉를 리메이크한 로맨틱 코메디 〈배처럴(The Bachelor)〉는 245만불의 수입으로 9위를 기록하였고, 존 말코비치의 머리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한 한 불행한 남자의 이상한 이야기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covich)〉는 10위권내에서 가장 작은 수인 590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으나 영화광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으며 190만불을 벌어들여 10위로 진입하였다. 〈존 말코비치 되기〉를 배급한 그래머시 영화사는 이 영화가 크리스마스시즌까지 1500만불이상은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개봉 16주째인 〈식스 센스〉는 마침내 개봉후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물러났으나 170만불의 수입으로 11위를 차지해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증명하였으며, 올 가을 최대히트작 〈더블 크라임(Double Jeopardy)〉도 10위권밖으로 퇴장했다.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사는 이번 주말의 상위 12위안에 든 영화들의 총 흥행수입은 약 1억 800만불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 주말에 비하여 22%가 증가한 수치이고, 만화영화 〈럭랫무비〉가 2730만불의 의외의 수입으로 1위를 차지하였던 작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6%가 증가한 수치이다.

다음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이번 주말의 빅히트작 〈007〉, 〈슬리피 할로우〉외에 〈토이 스토리2〉와 오랜만에 돌아온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엔드 오브 데이스(End of Days)〉까지 가세하여 흥행대전을 펼칠 것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엑지비터 릴레이션사의 대표 폴 데저베리언은 작년에 세워졌던 추수감사절 연휴 5일간의 역대 최고수입 1억 8300만불이 올해는 틀림없이 깨질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또, 그는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에는 작년에 세었던 역대 1년간 최고수입을 약 5억불정도 앞선 74억불 이상의 수입을 세울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괜찮은 영화들에 대한 반응으로 전체 관객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이들 연휴 3일간의 흥행성적은 Exhibitor Relations Inc.사의 예매와 관객동원 현황을 고려한 현지시간 일요일 추정치로서 구체적인 최종집계는 현지시간 월요일(한국시간 화요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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