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여전히 최고의 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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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투수' 선동열(36)은 나이로 인한 체력 저하로 은퇴를 선언하게 됐으나 아직도 정상급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63년 1월 10일생인 선동열은 올해 우리 나이로 37살이지만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보유해 현역선수로서 손색없는 실력을 유지하고있다.

그러나 96년 일본진출 이후 지난 4시즌동안의 성적표를 훓어보면 선동열이 나이가 들수록 하향세를 그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국내프로야구 11년동안 이룰 것을 모두 이룬 선동열은 96년 일본에서의 첫 시즌은 겨울 훈련 부족과 일본야구 적응에 실패해 5승1패3세이브, 방어율 5.50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재기에 성공한 97년에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사사키 가즈히로와 구원왕을 다투며 1승1패38세이브, 방어율 1.28을 기록했고 98년에도 3승29세이브, 방어율 1.48로 굳건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나고야의 수호신' 선동열의 이미지는 '99시즌 들어 조금씩 흔들렸다. 흐르는 세월속에 부쩍 체력이 저하된 선동열은 97년까지 최고시속 155㎞에 이르렀던 직구스피드가 올해 140㎞대로 떨어지고 볼끝도 무뎌져 타자를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했다.

시즌 중반에는 3경기 연속 구원에 실패한 뒤 한동안 마무리로 기용되지 못했고 다이에 호크스와의 일본시리즈에서도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투구로 절대적인 신뢰감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1승2패28세이브, 방어율 2.61로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3위라는 선동열의 성적만을 놓고 볼때 아직 정상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 '투수왕국'으로 불리는 주니치 팀내에서도 선동열을 대신할만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선동열이 국내프로야구로 돌아와 체력관리만 잘하면 경험만으로도 3-4년은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단지 완벽을 추구하는 호시노 감독의 욕심에는 미치지 못했고 20여년간 최고의 위치에만 섰던 선동열 자신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화려한 은퇴'를 결심했을 뿐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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