失權株청약 이용한 재테크 노하우…투자수익률 年15~2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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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하는 재테크 방법은 실권주 청약이다. 손해도 보고 이익도 보기도 했던 직접 주식투자에 비해 크게 위험하지도 않으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준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더욱 열심히 청약을 하고 있다.
실권주 청약이 좋은 점은 일단 상장돼 시간이 흐른 기업이라서 안정성이 일차적으로 검증됐다는 것이다.

일정한 돈으로 실권주 청약을 한 뒤 일부 주식을 배정받고, 환불받은 돈으로 그다음 스케줄이 잡혀 있는 실권주 청약을 계속해 나가면 일반 주식투자보다 위험은 줄어들고, 일정 수준의 수익을 맛보게 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연 15~20%의 일정한 투자수익률이 충분하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이 정도 수익률이 감질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게 이익이다. 마음 고생 덜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실권주 청약은 유상증자에서 실권된 주식을 일반인을 상대로 공모하는 것이고, 발행가가 시가보다 약 30% 할인된 가격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 실권주 청약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매월 말에 다음달에 있을 실권주 청약 일정을 점검하자. 이 정보는 매주 초 경제신문에 실린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필자가 운용하는 사이트(www.hitel.net /∼75cha)에도 청약기업, 청약일, 환불일, 상장일 같은 정보가 자세히 실려 있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실권주 청약계획표’를 짜자. 이렇게 안 하면 실권주 청약을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둘째, 기업내용을 살펴야 한다. 실권주 청약도 엄연한 주식투자이기 때문이다. 우량기업이든 부실기업이든 유상증자를 할 수가 있다는 걸 명심하자. 상장기업분석에 나와 있는 업종, 자본금 규모, 매출액 성장률, 순이익 성장률, 부채비율 3, 4년치를 비교해 보면 흐름을 대충 알 수 있게 된다.

셋째, 유상증자발행주 수와 실권주 수를 살펴보자. 요즘같이 정부에서 2백% 부채비율을 맞추라고 강요하는 시기에는 대기업들이 엄청난 양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때 상장 후 많은 물량이 쏟아져 약세의 주가도 종종 있다. 또 유상증자 분에서 실권주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면 그 주식의 인기도를 예측해볼 수 있다.

넷째, 가격동향을 살펴보자. 우선 발행가와 시가의 차이를 살펴보자. 가격 차이가 많으면 아무래도 수익이 많다. 그 다음에는 연중 최고치와 최저치, 청약일 전 한 달치나 두 달치 가격평균을 살펴보자. 그래야 청약종목의 발행가가 적당한지 아닌지 감을 잡게 된다 다섯째, 경쟁률을 살펴보자. 청약은 둘째날 하는 게 좋다. 첫날 경쟁률을 보면 대략 최종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 있다. 대략 첫째날 경쟁률의 5~10배가 둘째날의 경쟁률이 되곤 한다. 경쟁률을 예측, 배정주식 수를 조절할 수 있다.

실권주를 청약한 다음 반드시 신경써야 할 건 다름 아닌 ‘파는 시기’. 청약을 하고 나서 계속 경제 뉴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식이 상장되는 즉시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다음 청약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경제뉴스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주식시장의 흐름이나 그 업종, 그 종목에 대한 흐름을 알게 되고, 결정적으로 재료성 뉴스가 나올 경우 파는 시기를 좀 늦추면 수익은 더 난다. 하지만 파는 시기도 적당한 선에서 정해야지 너무 길게 잡으면 수익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의 경험을 보자.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LG정보통신의 경우 청약 후 좋은 뉴스들이 많이 들려 계속 보유해 큰 수익을 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삼성물산도 마찬가지. 실권주 청약 후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과의 제휴라는 소식이 있고 나서 상장일 즈음, 대부분의 주가가 약세인데 반해 오히려 크게 올랐다. 현대전자의 경우 엄청난 양의 유상증자와 실권주 청약 후에 때마침 불어오는 반도체 호황으로 상승한 케이스다.

실권주를 처음 하면 생각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크게 손해나지 않게 조절해 가면서 계속 청약하다보면 일정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차민영 失權株투자전문가
문의 75cha@mail.hitel.net

출처: 이코노미스트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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