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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뜻뜨미지근한(?) 방바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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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절절 끓는 방바닥에서 몸을 지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난방시설의 현대화로 좀처럼 이런 온돌 바닥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뜨뜻미지근한 온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온도가 아주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을 때 “방바닥이 그럭저럭 뜻뜨미지근하다” “보온통이 고장 났는지 뜨뜨미지근할 뿐이다”에서와 같이 ‘뜻뜨미지근하다’ 또는 ‘뜨뜨미지근하다’고 쓰기 쉽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욕조에 받아 놓은 목욕물이 뜨뜻미지근해졌다” 에서처럼 ‘뜨뜻미지근하다’고 써야 한다.

 발음하기 편하기 때문에 ‘뜻뜨미지근하다’ ‘뜨뜨미지근하다’와 같이 잘못된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뜨뜻미지근하다’가 ‘뜨뜻하다’와 ‘미지근하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헷갈릴 염려가 없다.

 ‘뜨뜻미지근하다’는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다는 의미 외에 “불타오르던 사랑이 뜨뜻미지근해졌다” “뜨뜻미지근한 태도에 애가 달았다”에서와같이 ‘하는 일이나 성격이 분명하지 못하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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