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맥짚기] 토지매입 마친곳을 고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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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아파트가 요즘 넘쳐난다. 올들어 서울 및 수도권 인기지역에서만도 1만여가구가 공급됐다.

사업주체로선 땅만 계약해 놓은 상태에서 조합원 모집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일반 분양분보다 좀 싸게 내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조합주택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주변 시세보다 평당 1백만원 가량 싼 값에 나온 조합 아파트도 있다. 사실 땅을 싸게 사면 얼마든지 아파트 값을 낮출 수 있다. '건축비야 뻔해 땅값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물론' 건축비에서도 값을 내릴 수 있다. 한 조합아파트는 내장재를 좀 낮은 급을 쓰는 방법으로 주변의 기존 아파트보다 평당 1백만원 정도 싸게 만들어 대 히트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값이 싸다고 다 좋은 것 만은 아니다. 돈이 모자라 수준 이하의 내장재로 마감한 아파트를 선택할 경우 나중에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돼 있다.

품질이 좋지 않은 집으로 소문나면 완공 ?시세가 낮게 형성되고 값이 오르는 시기에도 그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적어 '싼게 비지 떡' 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게다가 사업 지연에다 공사비 추가부담까지 생기면 되레 비싸게 사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조합 아파트의 맹점이다.

대개 어떤 일이 있어도 당초 정한 분양가를 올리지 않겠다는 '확정 분양가' 를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하지만 땅을 잘못 샀다든가 매입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경우 손해는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고양시 풍동지구의 한 조합 아파트는 사업부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묶이는 바람에 그 조합원들이 큰 낭패를 당하기도 했고 일산 대화지구의 한 건설사는 일부 지주가 땅 팔기를 거부하고 있는데도 조합원을 모집중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그래서 조합 아파트를 선택할 때 조합설립인가가 나오고 토지 매입이 완료된 곳을 택해야 손해보지 않는다.

토지를 전부 사놓고 분양하는 곳은 그렇게 흔하지 않지만 사업부지 매입계약은 확실하게 돼 있어야 차질이 안 생긴다. 이런 문제는 조합원이 확인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주변의 경쟁사 등을 통해 점검해 놓아야 나중 손해를 보지 않는다.

브랜드도 중요하다. 무명업체보다 유명 브랜드일수록 나중 집값이 많이 오를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중소업체는 다 무명 브랜드라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시공사가 지은 기존 아파트를 한번 체크해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어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조합 아파트를 고르는 한 방법이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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