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융기관, 내년 한국경제 성장세 지속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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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돌입 3년째인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작성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외국 금융기관들은 내년 우리 경제의 주요지표를 ▶성장률(GDP기준) 4∼5% ▶소비자 물가 상승률 3∼4% ▶내년말 환율 1천100원대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 10∼11% ▶종합주가지수 1,150선 등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그러나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향후 경제운용에 장애가 될 수 있으며 대우사태와 투신사 문제의 일단락 이후에도 구조조정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제전반에 대한 시각 = 최근 JP모건은 `대우터널 끝의 빛을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을 통해 한국정부가 부채협상과정과 대우 실사결과 발표에서 보여준 투명한 태도가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도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내수확대와 수출증대로 견실하게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살로먼스미스바니는 IMF 긴급자금 상환 및 은행의 대외 충당금 설정 등으로 지난 수개월간 지속됐던 자본유출이 끝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올 3.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인플레이션이 시장을 지배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국내 거시경제관점에서 볼 때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금리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내재한 두가지 위험요소로 ▶ 내년선거로 인해 재벌개혁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 ▶ 투신사 유동성문제가 정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 구조조정 및 금융불안 = 한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로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구조조정의 방향도 올바르게 설정돼 있으나 다만 구조조정의 속도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JP모건과 자딘플레밍은 정부의 환매방어조치들이 성공해 투신사 환매문제는 더이상 한국시장의 위험요인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은 현재 재벌 및 금융개혁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과잉설비와 높은 부채비율, 열등한 금융인프라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반해 도이체방크는 변화된 국제환경 속에서 한국이 장기적인 힘을 가지려면 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미시경제차원에서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상당한 진행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계획에는 미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외환.채권.주식시장 =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원화보유 비중 확대를 권고했고 자딘플레밍은 향후 12개월간 원화의 평가절하 또는 심각한 평가절상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중장기적인 환율수준이 1천100원∼1천20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향후 국내금리가 대체로 채권시장안정기금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면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가 점차 상승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주식시장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한결같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모건스탠리는 한국에 대해 투자비중확대를 권고했고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지난 8일자 국가등급판정에서 한국을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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