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전기도 무상하자고 할까봐 겁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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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우리나라는 요즘 유행어로 보면 ‘전기 무상화하자’고 할까 봐 겁난다.”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27일 녹색성장위의 새해 업무보고 자리에서 던진 농담이다. 전기료 현실화에 찬성하는 녹색위원들의 토의 내용을 들은 뒤 “G20(주요 20개국)에서 에너지 보조금을 줘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한 발언이라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야권의 ‘무상복지’ 공세에 대한 이 대통령의 비판적 시각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전기요금 현실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녹색위원들의 주장에 공감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문승일(전기학과) 교수는 “난방하기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건 생수를 사용해 빨래하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즉각적인 전기료 현실화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상반기 물가안정 기조는 확실히 지켜야 한다”며 전기료 현실화를 중장기 로드맵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또 전기료 현실화 대책을 세우려면 에너지 취약계층인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대책도 함께 마련하라고 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녹색위는 이날 온실가스 배출을 자발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탄소배출권거래제법 제정안을 오는 2월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보고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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