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구경하는 데 최소 8000만원 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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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본 행사장에서 행사 진행요원들이 개막식 등을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다보스 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문턱이라도 넘으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까.

 답은 최소 7만1000달러(약 7926만원)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을 취재한 결과다. 전 세계 정치·경제·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사교의 장답게 참가비가 만만치 않았다.

 다보스포럼에 참가하고 싶은 기업인이라면 회원 가입부터 해야 한다. 포럼에 한 번 초대받는 최저 등급인 ‘기본 회원’은 5만2000달러(약 5800만원)를 내야 한다. 포럼에 참가하는 티켓 값 1만9000달러(약 2100만원)는 별도로 청구된다. 기본 회원은 일반 세션에만 참석할 수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프라이빗 세션에 발을 들이고 싶다면 ‘산업 회원’으로 등급을 올려야 한다. 가입비는 13만7000달러(약 1억5200만원)로 껑충 뛴다. 물론 티켓 비용은 따로 낸다.

 기업인이 수행원이나 직원을 대동하면 참가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추가로 한 명을 동반할 수 있는 ‘산업 파트너’의 회비는 26만3000달러(약 3억원)다. 5명의 직원을 대동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 등급은 회비만 52만7000달러(약 6억원)에 이른다. 함께 참석하는 직원들의 티켓 가격까지 합치면 총 비용은 62만2000달러(약 7억원)까지 불어난다. 하지만 6억원이라는 큰돈을 낸다고 모두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는 없다. 세계 250대 기업이거나 중국과 인도 기업이 아니면 명함도 못 내민다. 주최 측에서 해당 등급의 신청서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전략적 파트너 회원에게는 행사 기간 중 본인 전용 차량이 행사장 문 앞까지 갈 수 있는 출입증도 제공된다.

 돈 들어가는 곳은 회비만이 아니다. 다보스까지의 이동비용과 숙박비 등을 감안하면 지출액은 더 커진다. 미국 뉴욕에서 스위스 취리히까지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비용은 1만1000달러다. 만약 자가용 제트기를 이용한다면 왕복 비용만 7만 달러에 달한다. 취리히에서 다보스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하면 편도로 3400달러가 든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급으로 전용 차량을 빌린다면 일주일간 1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다보스 외곽의 침실 5개 산장(샬레)을 일주일간 14만 달러에 빌렸다.

 이런 부대비용에 포럼에 참석한 고객들을 위해 기업들이 주최하는 행사비용까지 계산에 넣으면 다보스에서 뿌리고 오는 돈은 어마어마한 수준에 이른다. 28일(현지시간) 밤 행사를 개최하는 구글처럼 수백 명이 참석하는 규모가 큰 파티를 여는 경우에는 하룻밤 행사에만 25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일부 호텔은 1인당 최소 210달러 정도의 비용을 청구한다.

IHT에 따르면 다보스포럼의 연간 수익은 1억8500만 달러다. 수입의 절반은 행사비로, 나머지는 인건비로 사용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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