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고수익 채권형 펀드 올해 8~10% 수익 무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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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펀드 환매’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지난 한 해 4650억원의 신규 투자 자금을 끌어들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AB)의 ‘AB글로벌고수익’ 펀드(이하 AB고수익) 얘기다. 2009년 19.4%, 지난해는 15.7%.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로는 보기 드문 수익률이 환매조차 비켜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각국이 금리를 올릴 올해는 어떨까. 채권 값을 떨어뜨리는 금리 인상은 채권형 펀드에 더 없는 악재다. 오죽하면 ‘채권왕’이라 불리는 미국의 빌 그로스마저 “지금은 채권을 피해갈 때”라고 했을 정도다. AB자산운용 한국법인 박경림(사진) 전무를 만나 올해 전망을 물어봤다. 그는 “AB고수익 펀드가 올해는 8~10% 정도 수익을 내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 금리가 올라 채권 값이 떨어지면 채권형 펀드에서도 손실이 날 수 있는데, 연 8~10% 수익이 어떻게 가능한가.

 “AB고수익은 회사채에 많이 투자한다. 지금은 미국의 투기 등급 회사채가 50%를 넘는다. 알다시피 회사채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준다. 그 수익만 연 8%다.”

 - 8~10%라고 했는데, 8% 이상의 수익은 어디서 나올 것인가.

 “여기에 회사채 값이 좀 더 오를 여지가 있다. 금리가 오르는 것은 악재지만, 경기가 풀리면 기업이 잘 돌아가 부도 위험 같은 게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고 채권 값은 오르게 된다. 이로 인해 8%를 좀 넘는 수익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 투기 등급에 투자하면 위험하지 않나.

 “투기 등급이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회사를 골라내는 게 AB자산운용 리서치의 노하우다. AB는 특히 ‘추락 천사(Fallen Angel)’라 불리는 기업들을 선호한다. 일시적으로 재무 상태가 나빠져 투기 등급으로 떨어진 기업들이다. 다시 신용도가 회복될 가능성이 큰 업체다. AB고수익은 또 880여 업체의 회사채를 담고 있기도 하다. 많은 회사를 담은 만큼 위험이 분산된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지금 미국에서는 부도율이 1%대로 떨어져 있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부도율이 제일 낮은 시점이다.”

 - 투기 등급 회사채 비중이 늘 절반을 넘나.

 “아니다. 그때그때 제일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 직후엔 신흥국 채권 비중이 더 컸다. 당시는 돈줄이 막혀 투기 등급 기업들이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신흥국 국채 중에서도 특히 달러 표시 채권을 많이 담았다. 너도나도 안전자산을 찾을 때여서 달러 가치가 오를 것으로 봤다. 지금은 반대로 신흥국 현지 통화표시 채권 비중을 높였다. 달러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 예상에 따른 것이다.”

 - 지난해 말에는 ‘월 지급식 AB글로벌고수익’ 펀드도 내놨다. 출시 배경은.

 “요즘 안정적이면서 은행 정기예금보다는 이자율이 높은 월지급식 상품 수요가 많다. 거기에 맞춘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하고 한 달 남짓한 사이에 500억원가량이 들어왔다.”

 - 월지급식 AB고수익에도 자금이 모이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

 “연 8%라는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었던 덕이다. 앞에서 말했듯 8%는 회사채에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이자 수입이다. 이걸 월지급금으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금리·경기 변동 등에 따라 채권 값이 오르면 펀드에서는 별도의 투자 수익이 생기고, 반대로 채권 값이 내리면 손실이 날 수도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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