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방역 앞으로 2주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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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가 포위당했다.

 지난 18일 예산군 신암면 탄중리 돼지 농장이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데 이어 19일 예산군 광시면 신흥리 한우농장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 됐다. 예산 탄중리가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음에 따라 아산 도고면 전체와 선장면 7개 리가 영향지역 안에 들어가게 됐다.

 예산군마저 뚫리면서 아산시는 이제 (공주시를 제외하고)구제역이 발생한 인접 시·군에 둘러싸여 하루하루 가슴을 조이고 있다. 설 연휴가 걱정이다. 명절을 맞아 이동하는 차량과 사람들이 많아지면 구제역 유입 개연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아산시에 따르면 현재 주요 국도와 지방도에 16개 방역 초소를 설치했다. 또 11~17일 사이에 아산지역 905농가에서 키우고 있는 소와 돼지 4만6265마리에 예방접종을 마쳤다. 신고 되지 않은 면 단위 개인 농가까지 찾아내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아산시 역사상 가장 많은 초소와 인력, 장비 등을 투입해 구제역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장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연일 계속되는 초소 근무에 시 공무원들도 지쳐가고 있다.

 앞으로 2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차 예방접종을 마쳤다고 구제역 감염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1차 예방접종을 마쳤지만 항체가 생기는 확률은 85%에 그친다. 설 명절 대이동이 시작되면 언제 뚫릴지 알 수 없다.

 19일 상인들과 협의해 5일장을 임시로 폐쇄했지만 설을 앞둔 대목장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향 찾는 귀향객들을 통제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설 연휴 특별방역 대책을 세웠다. 특별상황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전 공무원 비상체제를 유지한다는 각오다. 유관기관(군부대, 경찰서, 소방서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도 유지하기로 했다.

 가축사료 이동차량 등 전염요인에 대한 특별소독을 실시한다. 방역 초소 운영도 강화한다. 귀향객 방문 시 마을 밖에 차를 세우고 걸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마을 입구에는 생석회 도포 소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마을단위 윷놀이 등 대규모 행사도 열지 않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터미널이나 기차역 등 다중집합시설에 간이소독시설을 설치하고 읍·면 별 농협 마을회관 등 주민집합장소도 예방소독과 간이소독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19일 기자들을 만난 복기왕 아산시장은 “구제역 발생지역으로 포위당한 아산시가 이번에 구제역을 막아낸다면 기적 같은 일이다. 시 공무원 모두가 방역작업에 투입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설 연휴가 고비가 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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