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수영장 재개장 무기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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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 덕진수영장의 재개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시험 가동에서 수영장 수조와 열 교환기 등이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13억원을 들여 보수한 덕진수영장을 다음달부터 다시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중요한 설비 분야에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재개장 계획을 보류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주시에 따르면 증기로 물을 덥혀 수영장 수조로 보내는 4개의 열 교환기 중 이번에 교체한 1개를 제외한 나머지 3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또 수조 바닥에 금이 가 물이 새는 현상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덕진 수영장이 2년 이상 방치돼 다른 설비에서도 또 다른 하자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영장 재개장 결정을 주도했던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과 보수를 위한 사업비 조달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쪽에서는 수영장을 일단 가동하고 문제점이 드러나면 개선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다중이용시설인 수영장을 섣불리 개장했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덕진수영장은 약 60억원을 들여 건립, 1991년 문을 열었다. 연간 4만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11월 보일러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시설이 노후화된 것으로 판단해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보수 후 재개장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철거냐, 보수냐’ ‘전면 보수냐, 부분 보수냐’를 놓고 정치권과 전북도·전주시 등이 줄다리기를 벌였다. 특히 국회의원·시의원 등은 “보일러가 아니라 연통이 고장 난 것에 불과한데 엄청난 위험이 있는 것처럼 부풀려지고 있다” 고 주장했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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