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교사 15명은 ‘수업의 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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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북 구미여고 박지은(34) 교사의 1학년 국어 시간.

 박 교사는 먼저 교과서에 나오는 윤흥길의 소설 ‘장마’를 한 시간 동안 소개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 그는 학생들에게 조별로 과제를 냈다. 구상의 ‘초토의 시’를 찾아 읽고 ‘장마’와 비교 분석해 다음 시간 발표하는 것이다. 다음 시간은 조별 발표로 진행됐다. ‘장마’와 ‘초토의 시’는 산문과 운문으로 장르가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6·25 전쟁을 작품 소재로 하고 내용은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해 긍정적으로 전개됐다.

 둘째 시간이 끝나갈 무렵 학생들은 조별로 예상 시험문제를 낸 뒤 6개 조가 돌아가며 문제를 풀었다.

 박 교사가 수업 때 활용하는 ‘1대 다(多) 엮어 읽기’ 방식이다. 박씨는 “시험 때도 실제로 학생들이 출제한 예상문제들을 활용한다”며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의 ‘엮어 읽기’는 경북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10 교과수업 전문가’ 15건 중 하나로 선정됐다. 박씨는 2009년 전국 교실수업 개선 실천사례에서도 1등급을 받아 EBS ‘최고의 교사’로 출연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수업 잘하는 우수 교사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교과수업 전문가 인증제’를 도입했다. 경북의 초·중·고 전체 교사는 2만3000여 명이다. 이 공모전에는 초등 221명, 중등 54명이 응모해 박 교사 등 초등 11명, 중등 4명이 뽑혔다. 이들에게는 ‘교과수업 전문가’ 인증패가 주어졌고 장학사·연구사 등 전문직 전형 때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수업 전문가 중 고령 성산초교 박재영 교사는 ‘과학 글쓰기’를 소개했다. 그는 공통실험과 수준별 선택실험을 고안해 운영한 뒤 탐구 과정을 글로 표현하게 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교과수업 전문가 15명의 1시간 수업 동영상을 DVD로 만들어 지역 전 학교에 보급키로 했다.

 ◆2010 교과수업 전문가=포항 죽장초교 김현욱(국어), 포항 오천초교 신순자(과학), 안동 복주초교 남호정(영어), 구미 봉곡초교 박찬억(체육), 영주 풍기북부초교 김정은(영어), 영천초교 김지연(영어), 영천 영화초교 권경희(국어), 문경초교 조은진(음악), 고령 성산초교 박재영(과학), 칠곡 신동초교 배유미(국어), 봉화 동양초교 박은숙(수학), 봉화중 이종후(체육)·김유경(음악), 구미여고 박지은(국어), 봉화 소천고 이재우(국어).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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